[확대경] 사라지는 메커니즘들

LP플레이어·카세트형 자동응답 전화기·도트프린터….

예전에는 큰 인기를 끌었으나 새로운 기기의 등장에 따라 그 모습이 소비자의 기억속에서 지워지고 있는 제품들이다.

LP플레이어는 CD플레이어(CDP)에, 카세트형 자동응답 전화기는 DSP(Digital Signal Processor) 등 반도체를 채용한 자동응답 전화기에, 그리고 도트프린터는 잉크젯프린터와 레이저프린터에 각각 시장을 내주고 현재는 수출용이나 특수용도로 명맥만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이에 따라 이들 기기의 중요부품인 메커니즘을 생산했던 업체들도 새로운 메커니즘을 개발·생산하면서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하고 있다.

LP플레이어는 CDP가 나오기 전에는 한세기를 풍미하며 오디오 시장을 석권했으나 음질이 훨씬 우수하고 성능도 좋은 CDP가 나타나면서 완전히 시장을내주었다. LP플레이어는 옛 향수를 그리워하는 일부 마니아들에 의해 명맥이유지되고 있을 뿐 점차 골동품 신세로 전락해 가면서 많은 회사들이 생산을중단해 국내에서는 해태전자와 천안의 정진전자만이 제품을 생산하고 있을뿐이다.

카세트형 자동응답 전화기도 LP플레이어와 같은 운명에 처해 작년부터 DSP칩을 채용한 자동응답 전화기가 등장하면서 현재는 전화기업체들이 생산을줄여가고 있다. 현재는 업체별로 DSP와 카세트형의 판매비율이 7대 3 정도로시장주도권이 DSP로 급격하게 옮겨가고 있는 상태다.

저렴한 가격으로 프린터가 대중을 파고 드는데 큰 기여를 한 도트프린터도이제 잉크젯프린터와 레이저프린터에 시장을 내주면서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도트프린터는 컴퓨터 주변기기로서는 이미 수요가 거의 없는 상태이며 은행이나 업소 등 특수시장을 상대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시장변화에 따라 이들 기기에 장착되는 메커니즘도 변화를 겪고 있다.

LP플레이어의 경우 연간 국내 생산량이 50만대 이하로 채산성이 맞지않아관련 메커니즘 생산업체들이 거의 업종을 전환했다.

카세트 자동응답 전화기용 데크메커니즘도 자동응답 전화기가 처음 선을보였을 때는 큰 인기를 얻어 메커니즘도 많은 수요가 예상됐으나 DSP 자동응답 전화기가 곧바로 등장하면서 꽃도 피워보지 못하고 사장된 케이스다.

이에 따라 전용 데크메커니즘을 개발, 생산에 나섰던 많은 업체들이 개발비만 낭비한 채 생산을 중단해야 했다.

도트프린터 메커니즘도 세트의 수요감소에 따라 생산업체가 줄어들고 있다. 프린터 메커니즘 업체들은 대부분 도트프린터 메커니즘을 포기하고 잉크젯프린터·레이저빔프린터 메커니즘으로 사업주력을 변경하고 있으며 일부도트프린터 메커니즘을 고수하고 있는 업체들도 접객업소 등 한정된 수요로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LP플레이어를 몰아냈던 CDP도 향후 등장할 디지털다기능디스크(DVD)로 인해 유사한 운명을 맞게 될 것으로 보여 CDP 메커니즘 생산업체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권상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