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LG 냉장고 리콜...가전제품 개발관행에 경종

가전업계 사상 처음으로 지난주 단행된 LG전자의 냉장고 리콜 조치가 국내

가전제품 개발 관행에 적지 않은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

이번 LG전자의 냉장고 사건을 지켜본 가전업체의 상품기획·설계실 등의

제품개발 실무자들은 한결같이 이 사건의 근본적인 원인이 촉박한 제품 개발

시간과 지나친 경쟁의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하고 기존제품의 품질관리는

물론 향후 자사제품 개발에 동일한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내부적인 경각심

을 고조시키고 있다.

특히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대우전자는 가전제품에 관한한 국내 최고의 전

통과 기술력을 지닌 LG전자의 냉장고에서 중대한 결함이 발생한 원인을 다각

적으로 분석하고 해마다 신모델·신제품을 출시해야 하는 빠듯한 개발환경

속에서 충분한 성능검증이나 품질안정화 없이 제품이 출시될 수 있는 가능성

을 공감하고 동일한 사건발생을 예방해야겠다는 교훈을 얻고 있다.

삼성전자 냉장고 개발실의 심수철 팀장은 『엔지니어 입장에서 이번 LG냉

장고 사건을 보고 설계변경 등 중요한 변화를 시도할 때는 철저한 검증작업

을 해야겠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말하고 가전업체들이 『신제품 개발과정에

서 선행연구 및 실험에 보다 충분한 시간을 투자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

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우전자의 상품기획 관계자도 지난 94년 탱크주의 선언이후 기본기능을

강조한 입체냉장고를 예를 들면서 앞으로도 요란한 판촉 포인트보다는 기본

기능 향상에 초점을 두겠다고 제품개발 방침을 밝혔다.

또한 내년 냉장고사업 진출을 앞두고 있는 동양매직 냉장고개발팀장도 이

번사건으로 자사의 제품개발 작업에 허점은 없는지 다시한번 검토해보는 계

기가 되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업계 관계자들은 소비자들보다는 경쟁사를 의식한 아이디어 채용과

채산성 악화로 인한 원가절감 압박이 제품개발 관계자 모두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고 설명하고 이번 LG냉장고사건이 경영층 차원에서 품질에 최우선

을 두는 풍토로 전환되는 계기가 돼야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유형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