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지폐식별기업계 불황탈출 안간힘

자동판매기 핵심부품인 지폐식별기 제조업계가 장기화되고 있는 불황에서벗어나기 위해 사업을 다각화하는 등 「묘수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자판기산업의 급성장에 편승, 지난 몇년간 고도성장을 거듭했던 지폐식별기산업은 최근 들어 자판기산업이 위축되고 군소업체의 가세로 시장경쟁이가열됨에 따라 침체의 늪에 빠져 들었다.

지폐식별기 전문업체인 H사의 관계자는 올 들어 지폐식별기 납품물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분의 1 정도 줄었다고 밝힐 정도. 이처럼 국내 지폐식별기업체가 극심한 불황을 겪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캔자판기 시장의 위축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캔자판기의 상당량을 공급해왔던 두산기계가 자판기사업을 중단한 데 이어 음료회사들도 기존 기계를 수리해 사용하는사례가 늘어나면서 캔자판기 신규수요가 크게 감소, 부품업계에도 큰 영향을미치는 것이다.

또 제일벤도피아·도성전자·제일산전·합동정밀 등이 지난해 하반기부터줄지어 자판기사업을 중단한 것도 지폐식별기업체에 악영향을 끼쳤으며, 캔자판기와 함께 지폐식별기의 주 수요처였던 담배자판기가 국민건강증진법 입법에 따라 사양길로 접어든 것이 수요를 동결한 요인중의 하나로 풀이된다.

이처럼 악재가 중첩됨에 따라 지폐식별기업계는 완성품시장에의 진출을 검토하거나 생산품목을 전문화하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지폐식별기시장에서 수위를 차지하고 있는 한국콘락스는 공중전화카드 자판기시장 진출과 병행, 자판기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생산에 관련된 기술 및부품을 전면 지원하는 자판기 토털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그동안 일본의 지폐식별기를 수입·판매해온 미산상사도 자회사인 이오상사를 통해 자판기관련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데 이오상사는 지폐식별기와 디스펜서·호퍼 등을 직수입, 화폐교환기·카드자동판매기 등을 생산함으로써사업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성진전자(구 새샘코리아)도 예전의 생산품목을 유지하면서 저가형 화폐교환기를 자체생산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키마메카트로닉스의 경우 스태커가 없는 간단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데저가를 무기로 게임기나 일용품자판기 등 특수자판기 분야로 영업을 전문화하고 있다.

한편 자판기업계의 대기업인 LG산전이나 삼성전자는 자체적으로 지폐식별기를 개발, 자사의 제품에 장착하고 있는데 부품시장이 커지면 이 분야에도참여할 것으로 알려져 중소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박영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