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전자상가 상인들이 힘을 합쳐 도난품을 찾아 화제가 되고 있다.
선인상가에 위치한 컴퓨터판매업체인 인성시스템랩(대표 이상진)은 지난 8일 매장에 전시해 두었던 시가 4백71만9천원어치의 노트북컴퓨터를 도난당했다. 인성시스템랩은 도난품의 가격이 워낙 비싸 쉽게 포기할 수 없어 용산전자단지 모든 상가를 돌며 도난품의 시리얼넘버가 적힌 명함을 돌렸다. 물론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도난품의 경우 다시 상가로 유입되는 경우가있으므로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에서였다.
명함을 돌릴때마다 각 상가 점주들은 자신이 일처럼 안타까워 했다. 경험을 빌어 『빨리 포기하라』는 사람도 있었고 『어떻든 확인되는 대로 연락을주겠다』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던 중 지난 10일 같은 선인상가에 있는 삼성컴퓨터 대리점인 유일컴퓨터(대표 김학우)에서 도난품으로 확인되는 노트북컴퓨터가 들어왔다는 연락이 왔다.
내용인 즉 20대 초반의 남자가 노트북을 들고와서 『돈이 급하니 팔고싶다』며 박스포장이 해체된체로 메뉴얼과 악세사리를 내놓더라는 것. 노트북의모델명을 보는 순간 이를 수상히 여긴 유일컴퓨터 김사장은 뒷면의 시리얼넘버를 보고 도난품임을 확인했고 즉각 인성시스템랩에 연락을 취했다. 그사이에 20대 초반의 남자는 그럴리 없다며 같이온 친구를 찾는다는 구실로슬그머니 도주했다.
용산전자상가가 불황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는 요즈음 귀찮아서라도 쉽게지나쳐 버릴 사소한 일임에도 이웃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되찾은 훈훈한 인정이었다.
한편 유일 컴퓨터의 김사장은 『최근 용산전자상가의 도난사고가 부쩍 늘고 있다』며 『제품을 파는 것도 중요하지만 도난단속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한 일이 되었다』고 불신의 사회에 고개를 저었다.
<이경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