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전업계, 핵심부품 독자개발 본격화

산전업계가 그동안 일본·미국 등 외국업체에 의존해 오던 산전기기의 핵심부품 개발에 본격 나서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산전·삼성항공·포스콘·나라계전·아주하이텍·한아시스템·현암엔지니어링 등 산전업체들은 그동안 기술제휴선으로부터수입에 의존해 오던 제어기기 전용 주문형반도체·영상보드·빌딩자동화용부품 등 주요 부품의 독자개발에 나섰다.

이같은 움직임은 외국업체들의 기술이전 기피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데다 핵심부품의 독자개발 없이는 경쟁력 확보가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LG산전의 경우 지난해 말 PLC전용 32비트 RISC칩을 독자개발, 주력모델인「GLOFA PLC」에 채용한 데 이어 중앙연구소를 중심으로 PLC전용 프로세서와인버터 등 제어기기에 채용할 수 있는 범용 CPU 코어를 탑재한 주문형반도체(ASIC), CPU와 특수기능 유닛의 주변회로를 온라인화한 첨단 PLC전용칩의 개발을 진행중이다.

올 들어 인버터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삼성항공도 일본으로부터 의존해온인버터의 핵심부품인 IGBT를 삼성전자와 공동으로 개발, 현재 현장시험중이다.

삼성항공은 이 부품의 양산을 위해 통산산업부에 개발자금 지원을 신청해놓고 있으며 PLC용 전용ASIC의 개발에도 착수했다.

포스콘은 지난해 말 PLC용 고속 다용도카운터 ASIC을 개발, 독자모델에 채용한 데 이어 인버터용 IGBT와 산업용 진동센서·근접센서·액추에이터 등일본업체가 전량 공급해온 핵심부품의 독자개발과 양산작업에 나서고 있다.

나라계전 역시 스위스 사우티社 등 외국업체로부터 수입해온 센서류·조명컨트롤러·스위치 등 빌딩자동화시스템 핵심부품을 지난해 말 한국과학기술원(KIST)과 공동으로 개발한 데 이어 최근 경기도 평택에 70억원을 투입해전용공장을 건설하고 이달 말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간다.

중소기업인 아주하이텍 역시 실시간 자동으로 검사·계측할 수 있는 디지털 전용 연산 ASIC을 채용한 에리어 스캔 이미지 프로세싱보드와 라인 스캔이미지 프로세싱보드 등을 개발, 외국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는 내수시장 공략에 나섰다.

또 한아시스템의 경우 통신·수치제어·분산시스템제어에 사용되는 분산제어장치(DCS)의 핵심장치인 지능형 범용 입·출력(IO)보드(모델명 KVME-302)를 국산화한 데 이어 실시간처리OS(RTOS:모델명 Han OS)의 상품화에도 착수,범용DCS분야 사업참여를 적극 추진중인데 현재 국내에 유통되고 있는 DCS용범용 IO보드는 모토롤러등 외국산 제품이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밖에 현암엔지니어링은 일본업체가 공급해 가시광반도체 레이저를 광원으로 한 고정식 레이저스캐너시스템(무빙 빔 스캐너시스템)의 핵심부품과 양산화기술에 성공, 일본으로 역수출에 나서고 있다.

〈정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