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통신의 꽃은 동호회라고 할 수 있다. 네트워크라는 단어가 탄생하고 네티즌이라는 개념이 도입되면서 새롭게 태어난 것이 컴퓨터 통신 동호회이다. 신세대들이 주축이 되는 컴퓨터 통신에는 새로운 우리 사회의 문화공간 을 겨냥한 다양한 동호회들이 결성, 운용되고 있다.
특히 국내 컴퓨터통신 서비스업체로는 가장 후발주자인 유니텔이 각종 동호회 지원을 본격화 하면서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다양한 동회회들이 결성되고 활약상 역시 톡톡 튀는 신세대적 모습을 보여 화제를 모으고 있다.
유니텔에 현재 결성되어 있는 통신 동호회는 약 60여개. 회원들간에 친목도모를 겨냥해 만들어지고 운영되던 초기 동호회가 이제는 전문적인 성격을갖춘 포럼 형식으로 탈바꿈하고 있다는 것이 유니텔의 설명이다.
프로그램 개발자들이 모여 자신들의 노하우와 최신 기술을 일반 네티즌들과 공유하는 전문 포럼, 기존 학원 「빰치는」 커리큘럼을 준비, 초보자들을유혹하는 그래픽 하우스등 전문성을 강조한 동호회들이 즐비하다.
매킨토시 포럼, 인터넷 포럼, 네티즌클럽 인도즈 포럼등이 등록되어 있고아키뜨리에라는 건축 전문포럼도 등장했다. 유니텔은 이들 포럼 성격의 동호회가 마땅한 재교육 기관이 부족한 우리 사회에서 일종의 평생 교육원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새로운 컴퓨터통신 동호회의 실제 활약상도 눈 부시다. 전문성이 강조된다는 것은 그만큼 회원 상호간의 단결력이 강하고 관련 부문에 대한 자기 목소리를 소리 높여 외칠수 있는 사회적 압력단체로 변화할 개연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유니텔의 영화 동호회인 「CINECITTA」는 지난달 「우리영화 사랑하기 캠페인」의 일환으로 연화 사전 검열 철폐를 위한 「범유니텔이용자 온라인 서명운동」을 펼치고 있다. 일반인들도 참여할 수 있는 이 행사는 뜨거운 호응을 받아 시작 열흘만에 3백80명의 온라인 서명을 받아냈다고 한다.
홈페이지 제작 동호회 네티즌클럽은 매주말 소모임 형태의 홈페이지 제작강좌를 개설하고 있다. 현재는 인터넷 언어인 HTLM을 위주로한 기본 강좌이지만 앞으로는 자바, 그래픽등의 중급강좌도 개설할 예정이다.
이와함께 만화동호회인 「만화사랑」은 지난 14일부터 한국종합전시장에서개최되고 있는 「서울 국제 만화페스티벌」에 동호회로서는 국내 처음으로단독 부스를 마련, 참가하고 있다. 만화사랑은 이번 행사 참여를 계기로 우리나라의 만화에 대한 편향된 시각을 교정하고 올바른 만화 문화 확산에 나서는 전문 포럼으로 입지를 굳히겠다는 계획이다.
또 통신 서비스의 핵심인 각종 자료와 정보 제공에도 큰 도움을 준다.이들은 네티즌들을 대상으로한 전문 IP의 역할을 수행한다. 대부분의 동호회는자체 자료와 관련 정보에 대한 서비스를 실시한다.
이처럼 컴퓨터 통신 동호회의 전문성 향상은 천리안 하일텔등 여타 통신서비스업체에 소속된 동호회도 마찬가지 과정을 밟고 있다. 천리안의 경우는얼마전 마감한 홈 페이지 경진대회에 아예 동호회 코너를 별도로 심사,수상했는데 입상자들의 수준이 대단했던 것으로 평가됐다.
전문가들은 친목단체 개념의 컴퓨터통신 동호회가 이처럼 전문적인 포럼,이익집단화하고 있는 것은 통신 사용자의 증가와 컴퓨터 통신이 우리 사회의하부 구조로 자리잡아 나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런 일로 간주하고 있다.
이들은 이같은 동호회들이 우리 사회의 신세대 문화 일부분을 책임지고 이끌어 나가는 건강한 모습이 될 수 있도록 정보서비스업체들이 지원해주고 관심을 쏟는 일이라고 지적한다. 더불어 동호회 자체도 극단적인 이기주의나폐쇄주의를 버리고 사회의 공기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신세대 의식으로 무장한 새로운 컴퓨터 통신 동호회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이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