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게임의 장르 복합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2∼3년전까지만 해도 아케이드, 시뮬레이션, 어드벤처, 롤플레잉(RPG), 액션등 장르 구분이 뚜렷했으나 얼마전부터는 각 장르사이의 경계가 서서히 무너지면서 둘 이상의 장르가 혼합된 복합장르가 대거 쏟아져 나오고있다. 한마디로 장르 파괴가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최근엔 액션아케이드, RPG시뮬레이션, 액션RPG 등의 신조어가 속속 생겨나고 있으며 어드벤처가 가미된 RPG또는 어드벤처와 RPG가 혼합된 시뮬레이션등 게임의 장르를 표현하는 방법도 보다 세분화, 다양화되고 있다.
이처럼 장르의 복합화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은 게이머들이 기존의게임보다는 뭔가 다른 새로운 장르의 게임을 원하는데서 비롯되고 있다. 또게이머들이 좀더 복잡하면서도 어려운 게임을 요구하고 있는 점도 이를 가속화시키는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게이머들은 자신의 게임실력이 향상되면될수록 좀더 어렵고 복잡한 유형의 게임을 찾아나서는 경향이 있다. 최근에출시된 히트작들중 대다수가 단순한 장르의 게임보다는 여러 장르가 혼합돼신선함을 주면서도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복잡한 게임들인 것도 바로이 때문이다.
게임개발사들의 합병또는 제휴도 장르복합화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즉시뮬레이션게임만 전문으로 제작하던 업체가 어드벤쳐 전문 게임업체를 흡수할 경우 이 회사가 새로 선보인 시뮬레이션게임에는 어드벤쳐요소가 많이 가미되는 경향이 있다.
혼합장르중에서도 가장 일반화된 것은 RPG와 다른 장르의 혼합이다. RPG장르가 국내에서 특히 인기를 끌고 있는 점도 있지만 RPG에 주로 등장하는 마법, 주인공의 성장, 일행, 전투, 이벤트 등의 요소가 게임의 재미를 한층 배가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최근 출시된 혼합장르 게임을 보면 액션RPG, RPG시뮬레이션, 어드벤처RPG, 환타지RPG 등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어드벤처와 RPG요소가 담긴 본격 서바이벌 시뮬레이션 게임인 「무인도이야기」를 비롯해 액션RPG와 아케이드 요소가 복합된 「다크니스」, 시뮬레이션에 RPG를 가미한 「마스터오브몬스터즈」,시뮬레이션과 RPG요소를 결합한 「아마란스 KH」, 액션과 RPG를 절묘하게 조화시킨 「브랜디쉬」 등이 바로 대표적인 작품들이다.
한편 이런 장르복합화는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최근 출시됐거나 현재 출시를 앞두고 있는 기대작중 상당수가 복합장르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최근 출시한 「워해머」는 보드게임을 PC게임으로 컨버전 한작품으로 어드벤처와 전투, 캠페인등의 요소가 복합된 새로운 형태의 실시간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커맨드앤 퀀커」나 「워크래프트2」와는 다른매력을 지니고 있다.
유통사인 네스코가 이번에 출시한 「용등삼국지」는 RPG와 시뮬레이션,전략이 삼위일체로 조화를 이룬 게임으로 최근 시장에 봇물처럼 쏟아져 나온「삼국지」류의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에서 맛볼 수 있다.
「창세기전」으로 잘 알려진 소프트맥스가 현재 개발진행중인 「에임포인트」는 액티브택티컬RPG와 리얼타임 시뮬레이션이 혼합된 새로운 유형의게임으로 장르 복합화를 통해 액션성과 전술성, 스토리성 등 동시에 추구,게임의 재미를 극대화시킨점이 특징이다.
아이투엔터프라이즈가 한창 개발중인 「귀천도」도 이전의 게임과 크게 구별되는 액션이 가미된 독특한 형태의 혼합장르로 영화와 게임을 접목시켰다는 점에서 벌써부터 마니아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김종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