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C업계, 車업체 투자 축소 매출 조정 불가피

지난해 하반기 이후 큰 폭의 매출 신장률을 보였던 공정논리제어장치(PLC)업계가 최대 수요처인 자동차업체들의 시설투자 축소에 따라 하반기 매출·수주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 30% 이상 매출신장세를 보인 LG산전·삼성항공·효성중공업과 슈나이더코리아·로크웰 오토메이션 코리아·지멘스 등 국내외 PLC업체들은 하반기 국내 제조업체들의 전반적인 경기부진과시설투자 축소 등으로 매출조정이 불가피, 상반기보다 20∼30% 이상 늘려잡은 하반기 매출 및 수주치를 재조정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지난 2, 3년간 PLC수요를 부추겨온 자동차·타이어·석유화학분야 등 제조업체들의 신규투자가 경기침체로 축소되거나 보류되고 있는데다 하반기 들어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던 수처리·소각로 등 환경설비분야 수요도 당초 기대치를 밑돌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국내 PLC시장의 40% 이상을 차지해온 7개 완성차업체들은 설비능력 확충과생산합리화 등을 위한 시설투자로 당초 올해 말까지 2조4천7백96억원을 계획했으나 올 연말까지 실제 투자액은 이보다 12.1%가 줄어든 2조1천8백7억원에그칠 전망이며 각각 PLC수요의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타이어·석유화학업계 역시 연초 계획에 비해 설비투자를 10% 이상 축소할 움직임이어서 신규물량의 수주가 어려워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슈나이더코리아·로크웰 오토메이션 코리아·미쓰비시·지멘스등 주로 자동차부문에서 높은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외국업체들과 LG산전·삼성항공·동양산전·효성중공업·코오롱·포스콘 등 국내 PLC업체들은하반기중 매출신장률을 당초보다 5∼10%씩 낮추는 등 전략마련에 나서고 있다.

현대자동차 인주공장내 승용차조립공장에 총 30억원 규모의 PLC 등 자동생산설비를 공급한 로크웰 오토메이션 코리아는 9월 말로 끝나는 95년 회계연도 결산과 함께 차기 회계연도의 매출신장률을 유동적으로 잡고 있으며 대우자동차·한국전력·석유개발공사 등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슈나이더코리아역시 신제품 출시와 함께 중전분야 등 신규사업부문에 주력하고 있다.

또 현대중공업·한화기계 등을 통해 본격적인 국내 자동차업체들을 중심으로 시장공략에 나선 지멘스코리아는 당초 하반기부터 현대자동차·현대석유화학 등 현대그룹 계열사와 식품·제지업계 등을 대상으로 시장공략을 본격화할 계획이었으나 국내업체들의 설비투자 축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