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TV인 입체TV를 개발하려는 열기가 나라 안팎에서 뜨겁다.
입체TV의 선발주자인 일본이 최근 일부 제품을 상용화하면서 입체TV의 개발을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유럽연합(EU)과 미국 등도 저마다 입체TV 개발에 나서 일본 따라잡기에 나서고 있다.
우리나라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을 비롯한 연구기관과 삼성전자, LG전자 등 가전업체를 중심으로 최근 입체TV 개발에 들어가 선진국을 바짝 뒤쫓고 있다.
입체TV는 2차원의 평면에 3차원의 물체를 담기 때문에 화면이 밋밋한 기존TV의 한계를 뛰어넘은 차세대 TV다. 사람의 두 눈에 서로 다른 영상을 맺도록 해 입체감을 느끼도록 하는 게 입체TV의 기본원리다.
초기의 입체TV는 특수안경을 써야만 했다. 그러나 이제는 색깔도 다른 우스꽝스러운 안경을 쓰지 않고도 입체영상을 볼 수 있는 입체TV의 개발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입체TV의 개발은 다양한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가장 먼저 실용화되고 있는 입체TV기술은 많은 볼록렌즈를 배열한 반사판(렌티큘러)을 기존 TV화면에 부착해 보는 렌티큘러방식이다.
일본 산요가 지난해 6월부터 판매하기 시작한 40인치 프로젝션형 입체TV와EU 공동으로 개발중인 입체TV프로젝트도 이 방식을 따르고 있다.
패럴랙스방식은 렌티큘러방식에서 나아간 형태의 기술로 반사판을 아예 액정화면(LCD)에 코팅해놓고 반도체기술을 응용해 빛의 각도를 조절한다.반사판의 렌즈를 주기적으로 여닫아 입체감을 주는 것이다.
일본의 NHK방송기술연구소와 산요가 공동 개발해 지난달 내놓은 13인치 시제품이 여기에 해당한다.
홀로그래피방식은 두 방식과 달리 렌즈를 사용하지 않고 레이저광선을 이용해 피사체의 3차원 정보를 직접 주고받는 첨단 입체TV기술이다.
미국의 MIT대학 미디어연구소가 개발한 이 기술은 선진국들이 가장 역점을두고 개발하는 있는 입체TV기술인데 우리나라도 KIST와 일부 가전업체들이이 방식을 연구중이다.
홀로그래피방식의 문제는 1㎠당 필요한 1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할수 있는 전송기술이 현재로선 불가능하고 고밀도의 디스플레이를 필요로 한다는 점이다.
그렇지만 미국 TI사가 최근 반도체기술을 응용해 기존 LCD보다 화소수가 4배 정도 많은 디지털 마이크로미러 디스플레이(DMD)라는 새로운 디스플레이를 개발하면서 홀로그래피방식의 입체TV는 실용화 가능성이 한결 높아지고있다.
전문가들은 입체TV 초기단계에서는 제조비용이나 대형화면의 구현에 있어서 렌티큘러방식이 유리하지만 최근 영상압축전송과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어 점차 패럴렉스와 홀로그래피방식이 입체TV의 표준이 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입체TV는 흔히 고선명(HD)TV의 다음단계에 나타날 차세대TV로 손꼽힌다.
실용화시기는 대체로 2000년대 초로 점쳐지고 있다.
그렇지만 최근의 개발속도를 고려하면 HDTV와 병행할 수 도 있다고 보는전문가들도 있다. KIST의 손정영박사는 『최근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기술등연관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입체TV의 개발은 갈수록 가속도가 붙고 있어 입체TV가 뜻밖에 이른 시일에 상용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의 입체TV 개발은 아직 초보적인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연구개발이 일부 연구기관과 가전업체에 국한돼 있고 연구수준도 외국에서어느 정도 기술 개발이 이뤄져야만 개발에 들어갈 정도로 아직은 소극적이다. 또 연구기관과 가전업체, 방송사와의 공조체제도 아직은 미흡하다.
입체TV는 단순히 새로이 나타나는 한 TV제품에 머물지 않고 반도체, 디스플레이, 정보통신 등 첨단 전자기술의 결정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전자제품이다. 입체TV가 전자산업 전반에 미칠 파급효과가 막대한 것이다.
가전업체들이 입체TV의 연구개발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는 한편으로 정부도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가전업계와 연구기관의 입체TV 개발에 지원과 투자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