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특집] 소형가전산업...외국업체 전략 및 진출 현황

외국 가전업체들이 국내시장으로 몰려 오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국내 유통업체들을 통한 간접방식으로 진출하고 있지만 일부 업체들은 직접 매장을 설치한 뒤 독자적인 판매망 구축에 나서고 있기도하다.

독일 지멘스의 가전제품을 주로 판매해 온 미원통상은 지멘즈 제품의 본격적인 판매를 위해 지난 4월 「지멘스 플라자」 1호점을 개점했다. 지멘스 플라자에서는 지멘스의 식기세척기, 진공청소기, 전자레인지 등 20여 품목을취급하고 있으며 일본 샤프, 독일 브라운 등의 제품도 함께 판매하고 있다. 미원통상은 조만간 10개점까지 매장을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월풀의 주방가전 제품을 수입하고 있는 두산상사는 최근 독일 로벤타의 커피메이커를 비롯, 전기다리미, 토스터, 면도기, 진공청소기 등을 수입해 판매하고 있다. 독일 브라운 제품을 수입하는 서통상사 역시 최근 저소음모터를 채용한 헤어드라이어를 수입하는 등 수입품목 다양화를 추진하고 있다.

일본 가전업체들도 국내 시장 진출에 적극적이다. 일본 업체들은 우리나라의 수입선다변화제도 때문에 주요 품목에 대한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현재 수입선다변화제도에서 해제된 품목들을 중심으로 서서히 내수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현재 마쓰시타, 소니, 샤프 등이 한국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으며 히타치,산요 등은 제3국을 통해 전기보온밥솥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전기보온밥솥의 경우 삼성전자, LG전자, 대우전자 등 주요 가전업체들이 일본 업체들과 기술제휴를 맺고 있어 이미 일본 제품에 대한 간접 홍보가 된 상태인데다 밥솥 전문업체들은 일본 업체들과 경쟁이 되지 않아 일제전기보온밥솥이 국내에 출시되면 상당한 시장변동이 있을 것으로 우려되고있다.

이밖에 베스트전기, 다카시마야, 라옥스, 조신전기 등도 국내 업체와의 제휴 등을 통해 진출을 추진중이다.

외국 업체들의 국내시장 진출노력 외에도 가전 대기업들이 외제 수입에 앞장서고 있다.

아남전자의 경우 일본 마쓰시타사의 내쇼날과 파나소닉 브랜드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대우전자는 필립스 제품을 자사 매장에 전시하고 있다. 최근엔 삼성전자에서도 필립스의 여성용 전기면도기 3천개를 수입해 국내 중소면도기업체들의 반발을 사는 등 물의를 빚기도 했다.

이처럼 외산가전 수입이 직간접으로 급증하고 있는 것은 올 1월1일 유통시장이 전면개방되면서부터. 유통시장 개방으로 매장규모 및 점포수에 대한 제한이 완전 철폐됐기 때문이다. 이를 계기로 지금까지 각종 규제로 국내 시장진출에 어려움을 겪었던 외국 업체들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는 것이다.

이들 외국 업체들은 제품군 다양화, 유통조직 정비 등을 통해 국내 시장을공략하고 있으며 필립스처럼 우리나라에 기반을 잡은 회사들은 최근 제품판매 수준에서 벗어나 대대적인 광고공세 및 AS망 구축에까지 적극 나서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 11월1일부터는 「병행수입제도」가 시행됐다. 병행수입이란수입 총대리점 또는 상표전용 사용권자가 상표 소유권자로부터 정상적으로수입하는 것과는 달리 제3자가 상표 소유권자의 해당 국내 시장이나 다른 지역 시장에서 제품을 구입해 수입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제도를 승인한 재정경제원은 병행수입제도가 도입되면 수입업체들간의 경쟁이 치열해 가격인하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측했으나 그것보다는 외산 제품이 국내에 진출할 수있는 길을 터놓아 버린 결과가 됐다.

국내 소형가전 시장은 주요 가전업체들, 중소 국내업체들, 유명 다국적 기업들에다 중국 및 동남아 업체들까지 가세해 마치 개항 이후 세계 열강들이각축을 벌였던 구한말 시대상황과 비슷한 양상을 띠게 됐다.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