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만 해도 게임분야가 미래 멀티미디어의 기초산업이 된다는 인식을 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그 양상이 달라졌습니다. 세계 모든 국가가 미래성공사업으로 꼽고 있을 만큼 게임분야의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습니다.』
대규모 게임 및 위락시설 설치에 대한 컨설팅 업무를 전문으로 하는 조용진 씨(39, 샘인터내셔널 이사)는 전 세계적으로 게임사업이 중요시되고 있는현실에서 우리나라도 이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효율적인 계획수립이 절실하다고 주장한다.
명지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한 후 대학원 과정을 수료하기 위해 85년 일본으로 건너갔던 조 이사는 전공과목보다는 미래 유망사업으로 손꼽히고 있는 게임사업에 더 많은 관심이 쏠렸다.
결국 지난 87년 게임소프트웨어 개발회사인 진트레이딩을 설립하면서 게임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고 91년부터는 닛쇼이와이(Nisho Iwai)사의 게임컨설턴트로 활동하면서 능력을 과시할 수 있었다.
그 이후로 조 이사는 오락시설 및 유기시설 설치에 따른 공간구성과 수익성이 높은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를 선택해주는 「게임 컨설턴트」라는 신종직업을 갖게 됐다.
지난해 7월 영구 귀국한 이후부터는 국내에서 몇 안되는 게임 컨설턴트로서 대형 위락시설 사업에 투자를 서두르고 있는 대기업들의 조언자 역할을맡고 있다.
상당수의 국내 기업들은 게임사업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게임관련업체뿐아니라 대기업, 유통회사, 제약회사에 이르기까지 계획수립과 시설투자를 위해 조 이사와 관계를 맺은 회사는 다양하다. 하지만 조 이사는 사전계획 없이 자금력을 바탕으로 시설투자와 장비도입에 나서는 것은 무모한 일이라고지적한다.
『해외에서 유행하는 최신형 게임기를 비싼 값에 서둘러 들여온다고 해서반드시 성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용계층과 지역상권 등 우리 실정에 맞게재구성해야 비로소 생명력을 갖게 되는 것이지요.』
조 이사는 많은 국내 기업이 게임산업 진출에 대한 열정은 있지만 게임문화에 대한 의식이 없거나 노하우도 부족해 실패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지적한다.
또 최첨단 가상현실 게임기의 경우 도입 초기엔 이용객들의 호기심을 자극, 인기를 끌지만 몇 개월 후면 이용객들에게서 외면당하는 현실을 기획력부재에서 오는 당연한 결과로 설명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용객의 입장에서 그들이 느낄 수 있을 만한 아이템 선정과 신, 구형제품의 적절한 조화가 필요하며 개발은 뒷전에 두고 수입판매에 의존해왔던 우리 기업들의 관행을 먼저 고쳐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게임사업을 단순히 어린이들만을 위한 오락사업으로 간주하는 국내풍토를 고치고 정부도 적극적인 지원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덧붙인다.
『일본의 경우 오락실 게임 수준에서 현재의 테마파크 사업까지 성장하는데 약 20년이 걸렸습니다. 하지만 오늘날의 국내 수준은 과거 20년전의 일본수준과 크게 다를 바가 없습니다. 만일 지금과 같은 모습에서 크게 달라지지않는다면 테마파크, 어뮤즈먼트센터 등의 개념이 정립되려면 적어도 15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조 이사는 또 『정부가 「게임은 그저 생산성 없는 오락에 지나지 않는다」는 과거의 인식을 버리고 멀티미디어 산업의 중요한 기초로 삼아 육성에필요한 정책수립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에도 게임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되면서 관련 직종이 속속 등장하고 있기 때문에 조 이사는 게임 컨설턴트의 전망은 매우 밝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