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R&D현장 우리는 프로 (17)

두산기계 白泰鉉전임연구원

『일 자체가 재미있고 매력도 느끼지만 제가 개발한 제품에 대해 만족한적은 한번도 없어요. 항상 미완의 소지가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자신이 개발한 제품을 출시할 때 가장 두렵고 마음 졸인다는 두산기계 기술개발팀 백태현 전임연구원(33)은 건국대 기계공학과 졸업을 앞둔 지난 89년 첫 직장으로 두산기계를 선택한 이후 절친한 친구를 대하듯 공작기계와호흡을 같이해 온 「공작기계 맨」이다.

대부분의 공작기계부문 종사자가 입사한 이후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배치된 부서에서 일을 처음 접하는데 비해 백 연구원은 고등학생때부터 공작기계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고. 고교시절 기능올림픽에 출전해 입상도 했던 공고생 친구에게 이끌려 갔던 공작기계 전시회에 출품된 제품이 하나같이 신기하고 놀라워(특히 두산기계의 Knee Type 밀링을 보고 반했다고 함) 나중에반드시 공작기계업에 종사하기로 결심했다는 것이다.

백 연구원은 입사 후 「DOOMIL 2V」란 밀링 개발에 참여한 것을 시작으로이 회사의 유럽 및 미국지역 수출 전략기종으로 선진국의 안전규격을 채용하고 이송속도를 대폭 향상, 93년부터 이 회사의 주력상품으로 자리잡은 컴퓨터 수치제어(CNC)선반(모델명 DOOTURN 3/4) 개발에도 참여했다.

또 최근 그는 분당 30의 이송속도와 0.1초대의 터렛 분할속도 등 국내 최고급 기능을 갖고 있는 CNC선반(모델명 DOOTURN 310/280) 개발에 주도적으로참여, 내달 초부터 시판할 계획으로 있어 제품 끝마무리에 여념이 없다고 한다.

국내 공작기계산업이 올바르게 발전하기 위해서는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백 연구원은 『생산자는 제품 개발에 앞서 엄밀한 시장조사와 객관적 기술보유 수준 및 부품산업 기반 등을 총체적으로 고려해야 하는데 대부분의 업체들이 첨단 고급기종 개발에만 주력, 어렵게 개발해 놓고도 팔리지 않는 경우가 있어 아쉽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대부분의 국내 업체가 일본을 비롯한 기술 제휴선을 갖고 있는데 외국의 인기있는 한 모델을 타깃으로 삼고 개발에 착수, 독자모델이 거의없으며 출시 전 시운전 미흡과 부품업체에 대한 보수적 태도는 하루빨리 극복해야 할 태도라고 밝혔다.

또 『소비자 역시 거의 동일한 성능의 기계를 구입하면서 외국산 제품에는2∼3배 정도나 많은 돈을 주고도 이상 발생시 아무런 주장도 못하는데 비해국산 업체에는 사소한 문제에도 시시콜콜 큰소리치는 것은 옳지 않다』며 국산 공작기계는 외국산보다 품질이 떨어진다는 편견을 없애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힘들여 개발을 끝마쳤는데 타 업체에서 동일 성능의 모델을 수입할 경우가장 낙담한다는 백 연구원은 국산 공작기계산업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적어도 10년간은 집중적으로 자금, 인력 등을 집중적으로 투자, 독자모델과차별화된 기술을 보유할 때 비로소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박효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