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전자 자동화사업부문을 통합, 산업전자부문에 새로운 힘을 싣게 된 현대정보기술(대표 김택호)이 조직통합에 따른 후유증으로 적지않은 「속앓이」를 하고 있다.
현대정보기술은 이달 중순 그룹측의 유사사업 통합방침에 따라 현대전자의아미넷 등 소프트웨어사업부문과 정보자동화사업본부를 흡수, 최대규모의 시스템통합업체로 부상했으나 사업부간의 이해가 엇갈려 실질적인 조직결합에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철도제어, 항만교통관제, 공항 등 자동화사업의 경우 양사가 중복 추진하는 사업이므로 현대전자 사업부문을 자사조직에 흡수하는 것으로 간단히 이루어졌으나 최대 관심사인 임원들의 업무조정은 이렇다할 결론이 나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자동화사업부문보다 덩치가 큰 정보서비스부문, 소프트웨어부문 등의경우 더욱 심하다.
현대정보기술의 자동화사업부의 인원은 총 2백47명에 매출액은 올해 목표가 7백20억원이며 이번에 흡수된 현대전자의 정보자동화사업본부의 인원 및올해 매출목표는 각각 72명에 3백20억원.
외형상으로는 당연히 현대정보기술의 자동화사업부가 주도가 되어야 할 것같은데도 그렇지 못하다.
현대정보기술의 자동화사업 담당임원은 사업부장인 이재성 상무와 구용재이사대우, 장해성 이사대우 등이며 흡수된 현대전자 출신으로는 송재삼 전무와 조영선 이사, 조남천 이사대우 등 각각 3명으로 임원서열상 현대전자 출신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셈. 이를테면 매출액이나 인원 등에서 열세를 보이고 있는 현대전자 출신들이 이른바 「당對당」 통합을 요구할 경우 기존 현대정보기술측은 속수무책이다.
이렇다 보니 제대로 된 줄을 잡아야 하는 기존 멤버와 신규 멤버간에도 「벙어리 냉가슴」이다.
따라서 서열 등을 고려, 어떤 형태로든 임원들의 업무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나 일반적인 영업, 수주활동을 벌이고 있는 자동화사업부문과는 달리 인맥이나 대정부 로비 등이 주축이 되고 있는 SOC부문의 영업특성상 임원들간의 업무조정은 쉽사리 결론내리기 어렵다.
이와 관련, 현대정보기술은 최근 고려대학교 산업공학과 김성식 교수팀에이 문제를 의뢰해 놓고 결론을 기다리고 있으나 그룹임원 인사가 이루어질올 연말까지 업무특성상 한가족 두지붕 형태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정보기술측은 『소프트웨어, 정보서비스부문 등 회사 전체적인 조직재정비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임원들간의 업무조정이 다소 늦어지고 있는 것일뿐』이라고만 설명하고 있다.
〈정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