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유통시장 신용거래 규모 확대..연쇄도산 우려

최근들어 컴퓨터 유통업체들간의 담보없는 신용거래가 활발해지고 있다.

그러나 신용거래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어 한 업체의 부도시 대형 연쇄부도가 우려되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90년까지만 해도 2백만대에 불과하던 컴퓨터보급대수가 올해 1천만대를 육박하는 등 컴퓨터 유통시장이 크게 확대되고있는 가운데 중소 컴퓨터업체들이 대형 유통점에 제품을 공급하면서 종래 3개월 이상의 어음을 받던 것과 달리 담보없이 신용거래방식에 의존하고 있어중소 컴퓨터업체들의 대형 유통점 예속은 물론 업체당 월 평균거래액이 수억원에서 수십억원대에 이를 정도로 규모가 커짐에 따라 대형 유통점의 부도발생시 중소 컴퓨터업체들의 연쇄부도사태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세진컴퓨터랜드, 아프로만, 한국소프트정보통신, 소프트타운 등 대형 컴퓨터 유통업체들은 중소 PC업체, 조립PC업체, 부품업체들로부터 물품을 공급받을 때 거래액의 50% 이상을 무담보의 신용거래로 처리하고 있다.

이들 대형 유통업체간의 거래유형도 담보없는 신용거래방법이 주를 이루고있는데, 그 규모가 수백억원대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용산전자상가 등 일반 컴퓨터상가 업체들의 경우도 수십억원대의 컴퓨터 및 관련제품을 별도의 담보제공 없이 도매로 팔고 있으며, 삼테크, 선경유통 등 최근 매출액 신장이 크게 확대되고 있는 도매 위주의 대형 유통업체들도 기존에 보편화한 신용거래를 상당히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들 컴퓨터 유통업계의 월간 신용거래 액수는 수천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월 2백억원의 매출규모를 가진 유통업체가 부도날 경우 이 업체에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의 물품을 공급해온 업체들이 제품대금을 받지 못해연쇄적으로 부도사태를 맞게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일부 업체들은 이에 대비해 유통업체에게 담보거래방식을 요구하고 있으나제품 공급업체간 거래선 확보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담보없는 신용거래가 이미보편화하고 있는 양상이어서 집요하게 강요하지도 못하고 있다.

대형 업체에 물품을 공급하는 한 부품업체 사장은 이와 관련해 『신용거래로 피해를 입는 업체는 대부분 중소 컴퓨터업체』라며 『대형 업체에 담보를요구할 경우 아예 거래를 회피하거나 납품량을 대폭 줄이는 경우가 허다해「울며겨자먹기」식으로 신용거래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신영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