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란 좋은 것이다. 이견과 대립도 묻고 답변하는 과정에서 접근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통상산업부와 정보통신업계는 27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정보통신산업 육성을 위한 신산업발전민관협력회의」를 가졌다.
이날 회의에서 박재윤 통상산업부 장관은 정보통신사업을 21세기 핵심산업으로 육성하기로 하고 오는 98년까지 초병렬처리 대형컴퓨터 개발을 완료하고 디지털 처리기술, 대용량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기술, 무선 원격 제어기술 등 핵심요소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나가겠다고 발표했다. 또 정보통신 인력양성을 위해 정보통신전문대학원 설립을 추진하고 교육부 등 관련부처와 협의를 통해 정보통신 관련학과를 늘려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정보통신업계는 정부가 국산 정보통신기기들이 세계시장에서 「메이드인 코리아」의 명성을 높일 수 있도록 해외 마케팅활동은 물론 전략제품및 부품개발 등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기울여 줄 것을 촉구했다.
정부와 정보통신업계간 대화내용도 상당히 중요하지만 그동안 격조했던 양측이 오랜만에 머리를 맞대고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다는 측면에서 나름대로 의미가 크다.
최근 1∼2년 사이 통산산업부의 정보통신기기산업에 대한 관심이 반도체등 다른 산업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흡했다. 이에 따라 정보통신기기업체들은 통산부의 시책에 다소 비협조적이었다. 반면 통산부는 정보통신기기업체들이 그동안 정통부의 신규 사업자 선정 등에 편승, 해외시장 개척에 소홀해 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런 점에서 통산부와 정보통신업계가 산업육성을 위한 민관 협력회의를가진 것은 바람직하다고 본다. 이 회의를 통해 그동안 다소 소원했던 관계를개선한다면 당면한 정보통신업계의 현안을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여겨진다. 따라서 앞으로 이 회의는 통산부와 정보통신업체들이 상대방의 입장과 진의를 충분히 이해하는 「대화기구」로서 기능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중요할 것이다.
정부의 경제시책이 일방의 독주나 비협조로 성과를 거둘 수는 없다. 정보통신업계가 호응하지 않는 정책이 실효를 거둘 수 없고 무조건 지원을 주장한다고 정부가 들어줄 수도 없다는 사실을 정부와 업계가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