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연구 문제점

제품을 기획하고 개발에 나서 하나의 상품이 나오기까지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은 컴퓨터 앞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짧게는 한 두달 길게는 2∼3년씩 밤을 새가며 몰입하곤 한다.

규모의 대소를 막론하고 대부분 개발업체의 연구실에서는 더부룩한 모습에청바지와 티셔츠를 입고 개발에 열중하고 있는 젊은 개발자들의 모습을 쉽게발견할 수 있다. 이들은 나름대로 프로그램 개발의 자부심과 자신감으로 업무에 임하고 있으며 업체들도 이들에게는 거의 무한대의 자유로운 업무환경을 제공하려 애쓰고 있다.

이렇게 해서 세상에 선을 보인 소프트웨어 가운데는 『기능면에서 외국 유명 제품에 뒤지지 않을 뿐 아니라 기술력과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돋보이는제품』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화려하게 등장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러나상당한 평가와 주목을 받으면서 태어난 제품들이 어느날인가 소리없이 시장에서 사라지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국산 소프트웨어의 조기 몰락에 대해 여러 가지 원인분석이 제기되고 있지만 특히 개발과정에서 기인하는 개발자들의 개발습관에 그 원인을 돌리는 소리가 높다.

가장 크게 지적되는 문제는 개발과정에 대한 문서화가 제대로 이루어지지못한다는 점이다. 즉 모니터 화면만 뚫어지게 쳐다보며 온통 머리 속에서 계산을 하는 개발방식을 고수하고 각종 노하우나 시행착오, 아이디어를 문서화하지 않음으로써 향후 업그레이드나 후속제품 개발에 적절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악의 경우에는 개발완료 후 테스트 과정에서 문제발생때마다 전체 소스코드 리스트를 뽑아다가 처음부터 끝까지 대조해가며 밤을새워야 하는 일도 종종 발생하게 된다.

문서화가 제대로 이루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또한 매뉴얼 작성에도 영향을 미쳐 나중에 제품을 구입하는 소비자(사용자)의 불만과 불신감만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고 만다. 사후지원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됨은 물론이다. 더욱이 핵심 개발자가 이직 등으로 소속회사를 떠나는 경우 제품의 생명력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뿐 아니라 고객의 사후지원 요구에 적절하게대응할 수 없음은 물론이다.

이 때문에 개발자들의 체계적인 팀제운영과 이를 통한 개발과정의 문서화를 통해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기술력의 발전적인 전승 등을 꾀해야 한다는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는 것이다. 개발기술의 경우 외부 공개는 문제가 되겠지만 개발팀들끼리는 완벽한 내부공개를 통해 한 개인의 기술이 아닌 회사전체의 기술로 승화, 발전시켜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개발사들은 팀제운영을 통한 문서화 시스템 구축에 노력하고 개발자들도 나홀로 개발을 통한 노하우 독점의 아집에서 벗어나 개발 지식의공유로 효율적인 기술향상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상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