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95」나 「넷스케이프 내비게이이터」등 유명 소프트웨어들은 개발사인 마이크로소프트나 넷스케이프가 제품 개발의 전 과정을 담당하지 않았다.
「윈도95」의 경우 내장된 통신에뮬레이터와 서체등 적지않은 숫자의 보조프로그램들은 협력사들에 의해 개발됐다.
국내에서 상업적으로 성공한 제품인 한글과컴퓨터의 「한글」시리즈의 경우 메뉴형태로 채용돼 있는 서체, 철자검색기, 팩스드라이버, 전자영한사전,바이러스백신, 파일검색기 등 10여종 이상의 보조프로그램들은 다른 회사가개발한 것이다. 정당한 댓가를 지불하고 라이센스 형태로 채용된 것들이다.
한 소프트웨어에 여러 업체가 개발한 기능들이 채용되는 것은 사용자들의요구가 다양해지고 시장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한 개발사가 사용자들의 요구를 모두 해결해 줄수 없을 만큼 기술상황이 복잡해졌다는 얘기도 된다. 반대로 말하면 한 회사가 패키지 하나를 모두 개발 할수도없으며 그럴 필요도 없다.
예컨데 워드프로세서에 채용되는 철자검색기(Speller)와 같은 보조프로그램의 경우 전체 프로그램에 큰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있어도 그만,없어도그만이다. 하지만 사용자들은 제품 구입시 철자검색기가 있고 없음을 따진다. 실제 빈번하게 사용하지는 않지만 사용자들에게는 제품구입의 선택 기준이 되고 개발사 입장에서는 중요한 제품 경쟁력의 요소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보조프로그램들은 대부분 몇 십 KB에서 몇 백 KB에 불과한 소규모 컴포넌트 모듈에 불과하지만 전문 기술경험이 없이는 개발할 수 없는 고난도 소프트웨어이다. 어떤 이들은 철자검색기를 새로 개발하는 비용은 몇십MB 규모의 워드프로세서를 개발하는 비용과 맞먹는다고 말하고 있기도 하다. 워드프로세서 개발회사 입장에서는 이들 컴포넌트들을 직접 개발하기 보다는 외부에서 사들이는 것이 비용과 인력운용 측면에서 훨씬 유리하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한나라의 소프트웨어산업이 살아남고 나아가서는 독립적인 산업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컴포넌트 프로그램 개발사들과 패키지개발사들의역할분담이 새롭게 정립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컴포넌트 프로그램 개발사들을 이를테면 전기나 전자분야의 핵을 이루는부품공급회사에 비교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컴포넌트 프로그램 개발사들을보호 육성해야 할 필요가 있으며 그것은 비교적 규모가 큰 패키지 개발사들의 역할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서현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