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가전제품은 소비자들의 부가적인 노동을 최대한 줄이거나 없앨 수있는 방향으로 개발돼야 한다는 의견이 학계에서 제시됐다.
상명대 가정교육학과 두경자 교수는 최근 한국소비생활연구원이 가전제품특별소비세와 관련해 마련한 공청회에서 『가전제품은 여성의 사회진출과 국민문화 발전에 기여했다』면서 앞으로도 국민 생활양식에 적지 않은 영향을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소비자에게 새로운 시간을 창출하거나 일과시간을 축소시킬 수 있는가전제품이 21세기 주력상품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 근거로 이제 소비자들은 사용이나 조작이 간편해 시간을 절약해줄 수있는 제품을 원하고 있다는 점을 두 교수는 첫번째로 꼽았다. 우선 당장에라도 제품의 고장에 대한 수리(AS)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가전제품의 복잡한기능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소비자들에게 자세히 알려주는 기업이호감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소비자(특히 주부)들은 가사노동 중 가장 어렵다고 생각하는 청소,세탁, 설거지, 음식만들기 등을 손쉽게 해결할 수 있는 이지(easy)가전제품을 원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그는 이와 관련한 상품들로 바닥 쓸기와 닦기를 함께 해결해주는 청소기, 세탁과 건조, 다림질을 동시에 처리해주는 세탁기, 빈그릇을 쌓아놓지 않고 그릇 수에 제한없이 항상 설거지가 가능하며많은 설거지라도 닦은 후에는 자동적으로 세척기 외부의 그릇 진열대에 놓이게 하는 식기세척기, 밥과 국을 동시에 준비할 수 있는 전기밥솥 등을 예로들기도 했다.
두 교수는 또 『시간절약 제품을 이용해서 가사노동에 따른 시간압박을 경감시키고 효용극대화를 얻고자 하는 취업주부들의 요구는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전제하고 『취업주부를 위한 시간구매 및 절약상품의 개발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즉 가전제품을 이용하기 위해 또 다른 가전제품이 필요하거나 또는 가전제품을 유지, 관리하는 데 추가적인 시간과 노동이 들어가는제품은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따라서 기업은 가전제품을 만드는 데 있어서 당장의 편리성만을 추구할 것이 아니라 사용 전후에 생길 수 있는 부가적인 노동이 최소화되거나 제거된제품을 생산, 취업주부군이라는 거대한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보다 과학적이고 치밀한 판매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윤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