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과 창조] 시뮬레이션 선두주자 그림전자

코스닥과 벤처기업에 관심있는 사람들은 그림전자를 주목하라.

그동안 국내 최고 수준의 젊은 연구 인력들이 모여 기술 개발에만 주력하던 그림전자(대표 김용훈, 전화 02-3461-2831)가 올들어 본격적이 제품 생산 및 마케팅에 나서 벤쳐업계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림전자는 최근 세계 최초의 「일체형 골프 스윙 분석기」를 개발, 시장에 출하한다고 선언했다. 이 회사가 선보인 「닥터 골프 클리닉」은 컴퓨터로 자신의 골프 스윙을 촬영, 분석해 보여주는 제품이다.

골퍼들에게는 연습장에서 자신의 스윙을 촬영하고 보여주는 분석기가 낯설지 않다. 일본제품이 국내에 들어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당 가격이 3천만원이 넘을 정도로 워낙 비싼데다가 조작이 매우 복잡, 전문 운용자가 없으면 장식용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 회사가 개발한 제품은 이같은 단점을 모두 보완한 획기적인 제품이다.

이미 특허 1건을 비롯 실용신안, 상표등록 등의 특허출원도 해 놓은 상태이다. 연말께에는 가정용과 수출용도 선보일 계획이다.

이 제품은 골퍼들이 연습장 혹은 가정에서 자신의 스윙폼을 스윙 즉시 다양한 재생속도로 볼 수 있고 번거로운 기계동작이 필요 없다. 특히 다리, 허리, 상체 등 스윙시 중요한 신체 각 부분별로 확대 촬영, 재생이 가능하고정지 화면도 간단히 버튼만 누르면 제공돼 골퍼들에게는 매우 유용한 교보재로 사용될 수 있다.

그림전자는 신제품의 가격을 3백만대로 책정하고 마케팅에 나서는 데 골프연습장은 물론 헬스클럽, 병원, 은행, 백화점 등 대기 손님이 많은 서비스업체를 중심으로 호응이 커 하반기에만 1천대 이상은 무난히 공급할 수 있을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림전자는 일반인에게는 아직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정보통신업계에서는연구개발력을 인정해주는 「앙팡떼리블」로 대접받고 있다. 이 회사는 서울대 제어계측과 80학번인 김용훈 사장을 필두로 서울대와 과학원 출신 연구인력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전형적인 벤쳐기업이다.

김 사장은 한국통신에서 TDX 상용화 연구를 담당했던 연구원 출신으로 지난 92년 독립, 후배들과 함께 그림전자를 창립했다. 회사명을 그림이라고 정한 것은 디지털 영상부문의 전문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고 한다.

이 회사의 주력 아이템은 영상 처리, 영상음성 압축 및 응용기술, 통신,멀티미디어로 구별된다. 그동안 연구실적도 상당하다. KBS에 자막처리를 위주로 한 효과장비를 개발, 공급할 것을 시작으로 최근 유선방송 업체들의 구매가 줄을 잇고 있는 VCR제어기도 판매하고 있다.

그림전자는 특히 한국통신이 추진하는 초고속망 시범사업 중 하나인 전화선을 이용한 화상회의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어 주목된다. 이미 1차 시제품은한국통신의 시험 테스트를 거쳤고 조만간 2차 모델을 발표한 이후 곧바로 상용화에 나설 계획이다.

이번에 발표한 「닥터 골프 클리닉」도 그동안 정보통신부문에서 축적된이같은 영상 및 데이터 압축기술 등이 기반이 된 일종의 파생상품으로 탄생했다는 설명이다.

그림전자는 지난해 약 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종업원도 9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올해에는 이미 상반기에만 외형이 10억원을 넘어섰고 하반기까지30억∼40억원의 매상은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직원수도 16명으로 늘었다.

이런 자신감에는 지난 수년간 특정 주문제품에 대한 연구개발에 주력했지만 올해부터는 이런 결과가 모두 상품으로 현실화돼 시장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 배경이 되고 있다.

그림전자는 현재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이동통신 기지국용 음성 사서함의 자체 개발에 성공, 관련기술의 특허출원을 마치고 본격 공급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올해 닥터 골프 클리닉과 함께 또 하나의 히트상품이 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이 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