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IBM은 올 2월 간접판매 비중을 확대하기 위한 방안의 일환으로 대리점및 협력업체 지원을 대폭 확대하고 협력을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 경영동반자헌장을 발표했다.
한국IBM은 이 헌장을 통해 수직적 냄새가 나던 대리점 및 협력업체 대신「경영동반자」라는 용어를 사용키로 했다. 단순히 IBM의 제품을 판매하는업자라는 사무적 이름보다 회사의 경영을 같이 고민하고 협력한다는 내용의경영동반자가 듣기도 좋고 부르기도 좋기 때문인 듯싶다.
한국IBM은 이와 더불어 이들 경영동반자가 경쟁이 치열한 중대형컴퓨터시장에서 보다 많은 이윤을 확보하고 사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도록 PAR(Primary Area of Responsibility)라는 독특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일종의 기득권 인정 구역으로 해석될 수 있는 PAR는 특정 경영동반자가 이미 제품을 판매했거나 상담을 했다고 한국IBM에 접수할 경우 이의기득권을인정해주는 제도이다.
한국IBM은 경영동반자의 능력을 종합적으로 심사, PAR 개수(판매영역)를매년 지정해준다. 일단 특정 경영동반자의 PAR로 등록돼면 다른 경영동반자는 이곳에서 영업을 할 수 없다. 결국 PAR을 많이 갖고 있는 선발 경영동반자가 후발 경영동반자에 비해 여러가지면에서 특권을 누릴수 밖에 없다.
이처럼 PAR제도가 선발업체에 유리하게 적용하게 되다 보니 후발 경영동반자 및 대, 소규모 경영동반자들 사이에 최근 불만이 제기되기 있다.
한국IBM이 국내에 독점 공급하고 있는 캐드캠 소프트웨어인 카티아를 판매하고 있는 한 경영동반자는 『지난해 한국IBM과 경영동반자 관계를 맺고 영업에 나섰으나 PAR를 갖고 있는 선발 경영동반자의 견제로 한 건도 팔지 못했다』고 설명하면서 PAR 제도가 운영되는 한 신규 경영동반자가 활동할 수있는 영역은 극히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경영동반자는『기존 경영동반자가 관리를 소홀이 해온 것으로 알려진 업체에 제품을 판매키로 하고 한국IBM에 연락했으나 어떤 연유인지 기존 경영동반자가 예상보다저가로 제품을 공급하는 것을 보고 심한 배신감을 느꼈다』고 토로하면서 『한국IBM이 운영하고 있는 경영동반자제도는 동반보다는 기득권 우선으로 흐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대해 한국IBM의 조정태 경영동반자사업팀 이사는 『경영동반자에게 부여하는 PAR의 수는 매년 갱신하고 있으나 선, 후발 경영동반자들 사이에 견해차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히면서 『그러나 PAR제도의 시행을중지할 경우 더욱 더 큰 혼란이 와 결국 경영동반자들에게 불이익이 돌아갈소지가 많다』고 밝혔다.
그러나 다른 업체의 중대형컴퓨터도 판매하고 있는 한국IBM의 대형 경영동반자는 『동일시장, 동일 산업분야, 특정업체를 놓고 경영동반자들 사이의경쟁을 지양하기 위해 운영되는 한국IBM의 PAR제도는 자율경쟁을 제약하는성격이 강해 공정거래법에 저촉될 소지가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 경영동반자는 또 『한국IBM이 주장하고 있는 과열경쟁을 지양한 시장질서 유지는 한국IBM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한 방안이지 소비자를 위한 제도는 아니다』라고 지적, PAR제도의 개선이나 폐지를 촉구하고있어 IBM의 대응이 주목된다.
<이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