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시대 기행] 첨단기술 용어 홍수

아주대학교 정보및컴퓨터공학부 박승규

점점 복잡하고 다양해지는 최근의 기술 내용을 다루다 보면 막 생겨난 새로운 용어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허다하다. 같은 용어를 가지고 서로다르게 해석하여 오해를 하거나 혼란을 일으키는 경우 등이다. 정보통신 분야가 새로운 용어의 급조에 가장 앞서고 있는데 잠시 딴전을 피면 무슨 말인지와 분위기 파악에 진도가 떨어지기 쉽상이다.

반대로 어렵고 복잡한 내용을 새로 만든 약어로 합성하여 명쾌하고 쉽도록돕는 경우도 많다. 미국 서니벨에서 지난 여름에 열린 한 학술대회에서 KayHwang이 소개한 용어가 그 하나 이다. 그는 병렬 및 분산처리의 성공 요인을KISS는 말로 교묘히 표현하였는데 이는 Keep It Simple and Scalable의 약자이다. 장황한 기술내용 및 복잡한 시스템 설명후 전체를 결론 짓는 말로 이용어를 소개했을 때 많은 참석자가 폭소와 동의를 보낸 것을 보아 성공적인용어로 보인다.

사실 벙렬처리시스템은 초기의 기대와는 달리 발전이 더디고 결국 침몰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비관론도 상당히 대두되고 있다. 현재의 병렬시스템은수치처리 분야의 일부 외에는 상용시스템으로의 발전이 더디다. 이러한 여러문제점을 지적한 Hwang교수는 이의 돌파구로 클러스터 시스템으로의 변환을주장한다. 즉, 경제적 모듈 단위로 점층증가(Scalable)성을 허용함으로서 새로운 응용분야의 창출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 예로 트랜잭션처리 중심의상용서버, 멀티미디어 등 VOD 서버, 데이터베이스 서버 등 기존의 수치처리위주에서 벗어난 새로운 분야의 진출을 낙관하고 있다. 이러한 방향이 성공하기 위하여는 기존의 복잡한 기술 나열식의 기술에서 탈출하여 KISS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난 이러한 새 용어의 해석은 뒤어어 등단한 초청인사의 아전인수격 해석으로 혼돈이 일어났다. 교수겸 회사를 창립한 이 전문가는 Keep it Simple로서 새로운 개발 보다는 기존의 네트워크, 기존의 PC, 기존의 소프트웨어에기반하여 상용의 병렬스템을 개발하였는데 슈퍼컴에 비해 가격대 성능비가훨신 높다고 주장하면서, 이것이 KISS의 정신이라고 하였다. 반면, 다음에초청된 영국의 전문가는, 지금의 병렬분산처리 시스템의 실패는 병렬처리 특성과 관계없는 층층이 쌓여있는 기존의 소프트웨어라는 두꺼운 옷 위에 병렬처리를 개발하려 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즉 Keep it Simple을 위하여 기존의오버헤드를 벗고 병렬 및 분산에 맞는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의 새로운 옷을 입혀야한다며 OCCAM-2를 소개하고 이것이 KISS라 주장하였다.

이러한 상반된 해석은 갓구어낸 KISS라는 용어를 서로 다른 모양으로 해석해 그 내용의 전달을 혼란스럽게 한다. 역시 해석은 또 다른 영역이라는 느낌이 든다.

사실 정보통신 분야의 KISS라는 용어는 우리나라에서 먼저 쓴 용어가 아닌가 한다. 한국정보과학회의 영문이름이 KISS이기 때문이다. 외국인한테 이영어이름을 소개할 때 쑥스럽기도 했었는데, 이제는 국제적인 전문용어로 각광받게 되었다. 자주 쓸수록 유식한 사람으로 간주될 것 같다. 항상 황막한것으로만 느껴지던 기술용어 분야에 얼마나 더 재미있는 새로운 용어들이 나올지 궁금하다.

그러나 최근 신문을 보니 학원가를 점령했던 폭력시위대들이 쓰는 용어중북한의 독재자 이름을 KIS라 부른다고 하는데 지금까지 언급한 KISS와 발음이 비슷해 씁쓸하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