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남그룹, 반도체 일관가공 사업 참여

그간 반도체 조립에 주력해온 아남그룹이 반도체 일관가공(FAB) 사업에 참여했다. 이에 따라 국내 반도체 일관가공 생산업체는 삼성, 현대, LG, 한국전자, 대우 등 5개 업체에서 6개 업체로 늘어나게 됐다.

5일 김주진 아남그룹 회장은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의 토마스 엔지보스사장과의 공동발표를 통해 『아남그룹은 미국 TI와 기술제휴를 통해 차세대유망 非메모리제품인 디지털시그널프로세서(DSP)를 97년 말부터 본격 생산키로 하고 총 8천억원을 투입해 내년 3월까지 현 부천공장에 8인치 웨이퍼 월2만5천장 가공능력의 전용공장을 설립키로 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이번 FAB사업 진출과 관련한 투자금액은 아남산업과 관계사인美 암코가 51 대 49의 비율로 투자하고, TI는 기술만 공여키로 했다고 덧붙였다.

아남은 이를 위해 현재 조립공장이 위치한 부천공장에 올 초부터 6천평의부지를 확보해 기초공사를 해왔는데, 내년 3월까지 0.35미크론의 가공기술적용이 가능하고 월 8인치 웨이퍼 2만5천장의 가공능력을 갖춘 전용 생산라인(F1:5천장, F2:1만장, F3:1만장)을 완공하는 한편 98년말에는 0.25미크론급 생산라인도 새로 구축할 방침이다.

아남이 생산할 DSP는 통신, 멀티미디어 분야로 수요가 급속하게 확대되고있는 TI의 첨단 주력제품으로, 일단 국내 생산량의 40∼70%를 기술공여자인TI가 인수하고 나머지는 세컨드소스인 아남이 판매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남산업 황인길 사장은 『그간 주력해온 반도체설계, 포토마스크, 조립,테스트 등에 이어 이번 FAB사업 진출로 아남은 진정한 의미의 반도체 토털서비스 시스템을 구축하게 됐다』고 강조하고, 『이에 따라 전 세계 2백여개의기존 고객업체들에게 원스톱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원가절감 효과는 물론큰 폭의 수주량 확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아남은 최초 생산시설에 오는 97년까지 10억달러를 투입하고 오는 2000년부터 연간 6억달러 이상을 수출할 계획이다.

또 2002년까지 총 30억달러를 투입, 0.18미크론 가공라인을 구축하고 오는2004년부터는 연간 20억달러의 수출을 계획하고 있다.

한편 업계는 아남의 생산품목이 TI의 주력제품에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 0.35미크론의 DSP라는 점을 중시하며, 이를 계기로 그동안 국내에서는 전무했던 非메모리 위탁생산(파운더리)사업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경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