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 존 영과 노벨

1958년 스탠퍼드대학에서 MBA를 취득한 존 영은 휴렛팩커드(HP)사의 마케팅 부서에 입사했다. 이후 그는 34년간 줄곧 HP에서만 근무했으며 15년간이나 회장직을 맡아 미국전자산업계의 거두라 불리웠다. 78년 HP회장에 취임한이래 존 영은 시험용 계측기기 전문업체이던 HP를 PC용 프린터, 워크스테이션 및 미니컴퓨터 분야의 세계 선두주자로 탈바꿈시켜 오늘날 실리콘밸리 선두업체로 성장시켰다.

HP 재직기간중 그는 정치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존 영회장은 83년 레이건 행정부의 산업경쟁력강화위원회 위원장직을 역임한바 있다. 86년부터 90년까지는 민간 연구기구로 발족한 경쟁력 강화위원회의의장으로도 활동했다.

그런 존 영회장이 1992년말 별안간 34년간 근무한 HP를 떠난다고밝혀 전세계를 놀라게 했다. 그는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통령후보와 함께 미국산업경쟁력 강화와 관련한 업무에 전념하기 위해 회장직를 사임한다고 밝힌 것이다.

당시 존 영 회장은 공화당원임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선거에서 민주당의 빌클린턴 후보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혀 상당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전문가들은 클린턴 행정부가 출범할 경우 그가 대통령 무역담당특별 보좌관 혹은상무부장관에 임명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지난달 30일 세계 최대 네트워크 소프트웨어업체인 미국 노벨사는 전격적으로 이사회를 열고 로버트 프랑켄버그 회장을 퇴진시키고 후임에 존 영을선임했다고 발표했다. 이 회사의 이사회는 급속도로 경영상태가 악화되고 있는 노벨의 「백기사」로 존 영을 선택한 것이다.

노벨사는 미국 전자업계의 거두 존 영에 거는 기대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존 영이 과연 명성에 걸맞게 네트워크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집요한 공세를 따돌리고 「노벨호」를 건져낼 수 있을는지 세계컴퓨터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존 스컬리, 스티브 잡스, 짐만지 등 화려하게 컴퓨터업계에 복귀했던 「실리콘밸리의 영웅」이 최근 고전을 면치못하고 있기에 더욱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