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PC 가격혁명 어디까지

PC시장에 가격파괴가 일어나고 있다.

과거의 가격파괴현상이 상식적인 수준에서 일어났다고 한다면 최근 국내PC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가격파괴현상은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할 수없을 정도라는 점에서 관련업계는 물론 소비자들의 비상한 주목을 끌고 있다.

뉴텍컴퓨터, 현주컴퓨터, 세진컴퓨터랜드 등 중견컴퓨터업체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는 최근의 가격파괴현상은 현재 2백50만원대에서 판매되고 있는 삼성전자 및 삼보컴퓨터 등 주요 PC메이커들의 제품가격과는 거의 1백만원이상 격차를 보이며 PC가격을 밑으로 밑으로 끌어내리고 있다.

뉴텍이 지난 8월 중순 이후 특정모델의 펜티엄PC를 64만원에 판매하겠다는 파격적인 광고를 게재하기 시작했으며 최근에는 현주컴퓨터, 포세이돈 등이 50만원대의 PC를 내놓고 있다.

이중 뉴텍의 판매가는 일반 펜티엄PC가 64만원, 멀티미디어PC(펜티엄급) 84만7천원으로 현재 국내 PC시장에서 일반적으로 형성된 가격에 비해최대 1백50만원 이상의 격차를 보이고 있는 것. 뉴텍은 이같은 가격파괴를실시한 배경에 대해 『공장신축을 기념하고 향후 PC사업확대를 위해 컴퓨터업체로서의 뉴텍의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실제가격인하를 단행한 이후 PC판매가 전월대비 배이상 늘어나 이번 가격파괴는 일단 성공했다는 게 뉴텍측의 자평이다.

그러나 이처럼 중견 컴퓨터업체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는 가격파괴현상에대해 삼성전자, 삼보컴퓨터 등 국내 PC시장의 절반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대기업들은 심각한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이들 대기업들은 『중견기업들의 최근 PC판매가가 제조원가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라며 『팔면 팔수록 손해가 분명하기 때문에 앞으로 중견 PC업체들의 경영난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또 『무리하게 가격을 내리다보니 이들 제품에는 현재 시중에서는 이미 구입할 수 없는 부품을 채용하고 있고 모뎀 등 대기업제품에는 기본으로 채용된 각종 주변기기들이 포함돼 있지 않아 실제 소비자가 이들 제품을 구입해사용하기 위해서는 광고에 게재된 가격 이외에 추가비용 지불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최근 국내 시장에 일고 있는 가격파괴현상은 일시적인 현상이며 국내 PC시장의 큰 흐름은 형성하지 못할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대기업의 한 관계자는 『PC산업을 단순한 조립산업으로 인식하는 것은 잘못이다. 최근 멀티미디어화가 급진전되면서 PC의 신뢰성이 가장 큰 문제로부각되고 있는 만큼 적정한 제품을 적정한 가격에 구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최근 경기침체로 PC판매의 성장세가 크게 둔화되고 있지만 국내 PC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무리한 가격경쟁 등의 일시적인 처방 보다는 국내소비자들에게 우수한 제품을 적정한 가격으로 공급해 소비자들의 권익을 최대한 보장하려는 노력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일치된견해다.

<양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