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연, 상품개발 연구에 치중...과기개발능력 미약으로

우리나라 정부출연 연구기관들은 전반적인 과학기술 개발능력 미약으로 공공 기초기술연구나 미래 원천기술연구 또는 중장기 응용연구보다는 상품개발연구에 지나치게 치우쳐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기계연구원(원장 서상기)이 자체 조사한 연구기관의 운영실태에 관한조사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정부출연 연구기관들은 산업기술 수준이 미약하고 대학 및 기업들의 연구능력이 취약하던 70∼80년대의 풍토를 답습, 대학및 기업의 연구능력이 강화된 최근에도 산업발전을 위한 상품개발연구 등에지나치게 편향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보고서는 정부출연연의 위상을 찾기 위해서는 복합적이고 공유가 가능한 장기과제, 원천기초기술 연구로 방향전환을 시도해야 한다고 전제, 정부출연연 스스로 제품개발연구보다는 중장기 응용연구 중심으로 연구영역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정부출연연 구조를 공공연구분야, 미래 핵심기술분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연구비의 안정적 투자가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하고 기초기술분야의 연구강화를 위해서 출연금을 대폭 늘려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현재와 같은 연구기관의 연구형태가 연구개발 자금원에 의해좌우될 수 있는 현상이 계속된다면 민간 연구개발자금이 출연연구기관 및 대학으로 유입돼 이들 기관 및 대학의 연구형태가 산업 응용기술 개발영역으로편중, 공공 기초기술연구 및 미래 원천기술 연구분야에 공백이 생길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특히 취약한 산업기술 수준을 고려해 정부출연연에 대한 기업의 지원을 크게 강화시키거나 정부출연연 및 대학이 스스로 민간기업의 연구과제를 수탁하기 위해 공공성 원천기초기술 연구기능을 축소시키고 상품개발연구에 나선다면 조만간 국내 기업의 기술자립 및 경쟁력확보에 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과제책임자중심운영제도(PBS) 시행에 따라 일부 연구소에서 나타나고있는 연구과제 책임자의 민간 상품개발과제 수탁 경쟁이 장기화 될 경우 원천기술, 핵심기초기술 연구는 물론 관련분야의 인력확보에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했다.

<대전=김상룡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