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글 긴생각] 정치와 인터넷

바야흐로 미국은 정치의 계절이 시작된 듯싶다.

인터넷을 통해 들여다본 미국은 민주, 공화 양당의 전당대회 소식으로 가득 차 있다. 그 곳의 정치판에도 선거에 출마한 후보와 그 가족에 대한 인신공격이 차마 낯뜨거울 정도다. 그러면서도 서로에게 정책으로 대결하자는 호소는 약속한 듯 잊지 않고 퍼붓는다. 대선경쟁이 후보들의 뜻보다는 선거 캠프를 움직이는 프로 선거꾼들에게 맡겨진 결과이지 싶다.

그런 가운데 민주당 대선티켓 고어 부통령은 클린턴 정부의 지난 임기 동안 치적으로 정보고속도로의 건설을 들었다.

클린턴 대통령은 21세기를 21번 언급한 그의 후보수락 연설에서 이러한 공약을 내놓았다.

「미국의 모든 8살짜리가 글을 읽을 수 있고 모든 12살짜리는 인터넷에 로그인을 할 수 있고 모든 18살짜리가 대학에 갈 수 있고 그리하여 모든 미국인들이 21세기로 향한 다리를 건너가는 데 필요한 지식을 갖추도록 정책을내놓고 또 이를 달성하겠다.」

「과거와 현재를 잇는 다리」라며 자신의 역할을 설명한 공화당 돌 후보에대한 젊은 후보의 세련된 역공이다.

이제 어지러운 정치의 마당에도 정보통신기반 확충이나 보편적서비스, 정보통신서비스의 확산이 가장 믿을만하고 무난한 정책적 이슈로 들어지는 것같다. 다시 말해 인터넷과 정보고속도로에 연결된 가정과 교실 그리고 직장이 바로 밝은 미래의 상징이 되는 것 같다.

「독불장군에게는 미래가 없다」는 말 한마디로 여권의 대선후보 경쟁은시작도 없이 중단되고 야권은 대안마저 없다는 것이 오늘의 정치현실이라고한다.

연유야 어쨌든 이전투구를 미리 볼 필요가 없어 좋은 것 같다. 대선에 뜻을 둔 분들은 보다 세련된 선거전략과 정책대안의 개발에 골몰할 수 있는 시간을 벌고 있을 것도 같다.

그런 가운데 주목되는 점은 우리나라 정치마당에 불고 있는 정보통신의 바람인데 아직은 눈치바람 수준이다. 대선후보로 언급될 정도의 여야 정치권중량급 인사들도 정보통신 관련행사로의 발걸음이 잦아졌다.

아직도 바쁜 일정상 개막테이프를 끊거나 보좌관이 준비해 준 연설문을 읽고 황급히 그 자리를 떠나는 것이 보통이나 얼마 전 정보통신 관련 전시행사에 참석했던 모 야당의 총재가 동행 인사들에게 『도대체 뭐가 뭔지 모르겠다』고 하면서도 끝까지 전시장 전체를 참관한 일이 있었다. 그 곳에 있던정보통신업계 관계자들에게는 상당기간 얘깃거리가 됐으리라.

국회를 중심으로 한 정치권의 정보통신 관련 연구모임들이 속출하고 있다. 더 나아가 아예 정보통신업계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외국 업체의 대표들과만나 의견교환을 했다는 중량급 인사의 사진기사도 심심찮다. 다른 건 몰라도 정보통신쪽이야 의견의 교환보다는 일방적인 청취였을 가능성이 높았을것이다. 그러나 이런 업체의 대표 만나기가 그 나라의 웬만한 정치인 만나는것보다 어렵고 또 무게 있는 뉴스로 대접을 받는 것을 느꼈다면 그대로의 의미가 있었을 것이다.

정보통신서비스, 그 중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새로운 미디어가 정치마당에소개되고 있다. 선거유세와 선거부정의 감시의 중요한 수단으로 자리를 잡게된다면 더욱 바랄 나위가 없겠다.

여러 정치관련 홈페이지가 있지만 미국 선거자금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있는 FECInfo라는 홈페이지가 주목을 받고 있다. 연방선거관리위원회에서 일하던 토니 레이몬드라는 이가 만들었다는 데 이 홈페이지에는 미국 대선주자와 상하원에 출마했던 이들에게 기탁된 선거자금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예를 들어 9월 3일 현재 개인 기탁건수는 돌 후보가 3만4천7백59건으로2만8천3백9건인 클린턴 후보를 앞서고 있고 이들 개개의 기탁건에 대해 기탁자의 이름, 거주지, 직업, 기탁액을 상세히 밝히고 있다.

http://www.tray.com/fecinfo/로 연결하면 되는 데 인터넷을 배우기 시작한 우리 정치인들이 있다면 꼭 방문해 보라고 권해주고 싶다.

<노수홍 아이네트 기술 상무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