劉壽根 두인전자 정보통신연구소장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인력수급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 마음에 드는 사람을 구하기란 갈수록 쉽지 않다. 그러나 인력정책이나교육과정 등 현안을 개선하면 기업들의 인력수급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생각한다. 전문인력 양성과 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몇 가지 의견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대학교육, 특히 전자나 컴퓨터 분야에 관련된 대학의 커리큘럼이 현실에 바탕을 두었으면 한다. 정보화 사회가 도래하면서 PC는 모든 산업의 핵심이 되었다. 하지만 정작 대학이나 대학원에서 전자나 컴퓨터를 전공하고졸업한 사람들은 연구개발 업무에 투입해도 일년 이상의 재교육을 해야 실질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우리 학생들의 자질이떨어져서 그런 것이 아니라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실제적인 지식을 졸업 후다시 습득해야 하기 때문이다.
거의 반년 주기로 기술이 급격하게 변화하는 오늘날, 기술 발전을 선도해야 할 대학에서 아직까지 수년 전 커리큘럼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는 현실이우리나라의 경쟁력 저하를 가져오는 가장 큰 요인이다.
예를 들어 대학의 커리큘럼에 윈도의 구조라든가 인텔 펜티엄프로세서 구조, PC 아키텍쳐 등과 같은 과목이 개설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런 과목들은 현실적인 문제해결 능력을 길러 줄 뿐만 아니라 학술적으로도 아주 중요한 개념들을 많이 포함해 학문 연구에도 기여하리라 본다.
둘째 정부가 병역특례 확대방안을 모색해 주었으면 한다. 선진국들이 치열한 경제전쟁을 치루고 있는 상황을 감안해 볼 때 우리도 미국, 일본, 유럽등 기술 선진국들과 경쟁할 수 있는 우수인력을 서둘러 확보하는 것이 군사력을 비축하는 것만큼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기술선진국들은 기술의 역사도 길 뿐만 아니라 우리와 같은 병역제도가 없어 한창 활발한 두뇌활동을 할 수 있는 젊은이들이 기술개발에 투입되고 있는데 반해 인구도 적고 기술력도 크지 않은 우리나라가 젊은이들의 두뇌를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는 그들과의 경쟁에서 우위에 설 수 없음은 명확하다. 경제력도 국방력이라는 관점에서 가능성 있는 여러가지 방안을모색해 주기를 바란다.
셋째 비즈니스 해외여행의 여러 장애 요소를 해결해 주었으면 한다. 정보통신 관련 중요한 기술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미국에 출장을 가야 할 경우가자주 있지만 요즈음 미국 비자 발급을 받으려면 최소한 1주일 이상은 소요되고 심지어는 3주나 걸리는 때도 있다. 비자발급 시간을 단축시키거나 무비자통행국가를 늘리는 방안 등 정부의 외교적 노력이 절실하다.
이와 함께 항공권 구득난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요즘처럼 시장진입 시기가 중요한 때에 협상업체를 만나기 위해 출장가는 것은 사실상 사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이런 제약은 제품의 개발기간 지연을 가져와우리 제품의 경쟁력 약화를 초래한다.
요즘 정부가 우리 경제를 살리기 위해 벤처기업 육성안 등 여러가지 방안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위에 제안한 내용을우선적으로 추진한다면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