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5일, 미국 비버리힐즈로부터 당대 재즈음악계를 대표하는 한 거장의 죽음이 전해졌다. 빌리 할리데이와 더불어 여성 재즈 보컬의 대표적인인물로 손꼽히던 엘라 피츠제랄드(Ella Fitzgerald,1918∼1996) 사망소식이었다.그녀는 1930년대부터 약 60년간왕성한 레코딩과 공연을 해 음악계에서는 전설로 통한다.
엘라는 버브(Verve), 데카(Decca), 콜럼비아(Columbia)등 여러 레이블을통해 다양한 창작활동을 했고 특히 이번 앨범은 재즈 전문레이블 파블로(Pablo)社에서 레코딩한 주옥같은 곡들을 발췌, 수록했다.특히 엘라가 사망한 시점에 발표돼 추모앨범의 성격을 띄고있다.
이 앨범에서 드러나는 몇가지 특징을 살펴보면, 우선 엘라의 영원한 음악적 동반자였던 노만 그랜츠가 프로듀싱한 곡들이라는 점과 델로니오스 몽크,빌리 할리데이,듀크 엘링턴,콜 포터등 동료로 활약한 재즈계 거목들의작품을엘라의 목소리로 재해석했다는 점이다.이와 함께 토미 플래니건,조 패스,레이 브라운 등 빼어난 실력의 재즈뮤지션들이 참여해 앨범의 충실도를 더했다.
지난 1974년 미국 LA에서 녹음된 「Round Midnight」은재즈초심자들에게도널리 알려진 델로니오스 몽크의 곡으로 감칠맛나는 엘라의 보컬과 토미 플래니건을 비롯한 8명의 백밴드가 돋보인다.
동료이자 라이벌이었던 빌리 할리데이의 작품인 「Fine&Mellow」, 「God Bless The Child」,보사노바재즈 대명사인 안토니오카를로스 조빔의 「The Girl Ipanema」 등에서도 역시 엘라의뛰어난 곡해석력이 면밀하게 드러난다.이외에도 조지 거쉰과 듀크 엘링턴의작품을 자연스럽게 소화해내는 그녀의 탁월한 음악적 감성에 놀라움을 금치 못할 것이다.
美 시사주간지 「타임즈」에 「미국의 목소리」라고 격찬된 엘라 피츠제랄드,스윙, 비밥, 재즈시대에 빼어난 재즈 보컬니스트로서 자리매김을 한 그녀의 주옥같은 재즈넘버를 담은 이번 앨범 「The Greatest Songbooks」는 재즈계의 퍼스트 레이디가 팬들과 작별하며 남긴 귀중한 선물일 것이다.
<이종성, 팝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