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자동차, 부품, 전자업계가 경쟁적으로 차량항법시스템(CNS)관련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를 개발, 상품화를 추진하고 있으나 이에 대한 표준화작업이 이뤄지지 않아 일본 등 외국업체에 기술종속이 우려된다는 지적이일고 있다.
현재 CNS 소프트웨어인 전자지도와 GPS수신기 및 오디오, 비디오 기능 등을 담당하는 하드웨어 개발에 참여하는 대표적인 국내업체는 현대전자, 쌍용정보통신, 만도기계, 대우정밀, LG정밀 등. 이들 업체는 2000년대 CNS가 지능형 교통시스템(ITS)과 연결될 경우 연간 2조원 이상의 국내시장규모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 시장선점을 위해 독자적인 전자지도 개발에 나서고 있으며 이르면 내년 초에는 CNS의 완전 상용화가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지난 4월 자동차부품연구원이 주관하고 9개 자동차관련 회사가 참여해 개발완료한 전국(1대 2만5천 축척), 수도권 및 4개 대도시(1대 5천 축척)의 수치도로지도를 바탕으로 독자적으로 새로운 전자지도를 만들거나 해당지역 세부상황을 새로 입력, 재작업을 실시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하드웨어 개발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국내 도로여건상 CNS를 상용화하려면 수치지도 축척률이 최소 1:5000 이하는 되야 하며 또한 수치지도를 데이터베이스화해 각종 하드웨어와 상호호환할 수 있는 전자지도의 표준화작업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는 국내 1개 업체의 기술과 비용(전자지도의 주기적 갱신비용만 연간 5억원이상 소요 예상)으로는 감당하기 힘든 작업이며 전자지도의 경우 각종군사적 이용은 물론 CNS기술에 있어 선진국인 일본 등 외국업체에 유출될 경우 국내시장 잠식이 우려되고 있다.
일부 업체의 경우 하드웨어는 일본업체로부터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납품받아 국내지도를 이 하드웨어에 맞도록 변환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原圖의 경우 국내 도로상황과는 맞지 않은 것을 채택, 정확도에서도 의문점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최근 특허청에서는 국내 CNS의 핵심기술수준이 외국업체에 비해 크게 낙후되어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 분야에 대한 기술개발과 투자가 늦어질 경우 국내 CNS시장이 외국 선진기업에 대부분 잠식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의 경우 이미 오래전부터 일본디지털도로지도협회(JDRMA)를 구성, 전자지도를 완성했으며 독자개발을 추진하던 도시바도 이를 포기하고 80여개업체의 공동 컨소시엄에 참여, CNS 표준화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편 현재 국내상황에 있어 CNS 표준화작업의 가장 핵심적인 사항은 하드웨어를 단순화, 소형화할 수 있고 각종 하드웨어와 호환이 가능토록 수치지도를 재가공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자동차부품연구원은 선도기술개발(G7)사업 2차 과제로 국내 CNS표준화작업 및 국제표준화규격 참여를 설정, 오는 11월부터 본격적인 사업착수에 나설 예정이며 해당 업체들에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해 나갈 예정이다.
자동차부품연구원의 이수영 박사는 『현재 국내 여건상 CNS표준화를 위해서는 공동 컨소시엄을 구성, 공동 기술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며 외국업체에서국내 전자지도를 도용할 수 없도록 보안작업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홍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