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부품업체들의 밀어내기식 수출과 외국 바이어들의 가격인하 압력으로부품 수출가격이 크게 하락, 부품업체들의 경영압박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일부업체들은 이처럼 밀어내기식 수출을 감행하면서 해외시장 곳곳에서 국내업체들끼리 경쟁, 스스로 가격을 떨어뜨리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알려졌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부품업체들이 내수시장의 침체에 따른누적재고를 해소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수출확대에 나서면서 최근 수출가격마저 크게 하락, 내수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부품업체들의 경영상태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업체들이 앞다퉈 증설을 단행한 브라운관의 경우 TV용 컬러브라운관(CPT)은 이미 한계가격에 도달했고 모니터용 브라운관(CDT)도 연초보다 최고 20%까지 떨어진 상태이며 특히 연말까지는 추가하락이 더 있을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고압트랜스(FBT)는 지난해 말까지 14인치 TV용은 개당 4.5달러, 모니터용은 8달러 선을 유지했으나 최근 각각 4달러와 7달러 정도로 떨어졌으며 그이하의 가격에도 수출하겠다는 업체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PCB는 원판가격 인하로 가격인하 요인이 생긴데다 국내업체들이 증설에 따른 과잉생산분을 수출시장으로 돌리면서 수출가격이 전반적으로 하락, 범용품목의 경우 최대 20% 정도의 가격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트랜스업체들은 동남아지역에서 중국제품의 가격수준에 맞추도록 10%의 가격인하 요구를 받고 있으며, 에폭시 수지가공업체인 대주정밀화학도 대만으로부터 콘덴서용 에폭시수지의 가격을 10% 인하해 달라는 요구를 받고 일부가격을 인하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브라질에서 국내 주요 트랜스업체들간 과당경쟁으로 30% 가량 가격이떨어졌고 동남아 시장에서 국내 FBT 업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등 일부지역에서 국내업체끼리 경쟁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