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통신판매를 통한 컴퓨터 및 부품구입에 「경계주의보」가 내려졌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PC통신 이용자가 급증하면서 이를 이용한 컴퓨터 및 소프트웨어(SW), 컴퓨터 관련부품들에 대한 통신판매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나, 이들 판매업체의 상당수가 상호, 주소, 대표자 성명을 허위로 기재하고 있어 일반소비자들의 피해뿐만 아니라 관련업체의 피해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같이 통신판매에 등재되는 판매업체의 상당수가 허위로 꾸며지는 것은일단 소비자에게 제품을 판 뒤 추적을 피해 잠적함으로써 탈세를 할 수 있고불량품에 대한 교환과 애프터서비스(AS)를 피할 수 있다는 것이 주된 이유이다.
강동구 명일동에 사는 최시영씨의 경우 최근 PC통신을 통해 업체명을 밝히지 않고 고경석으로만 등재된 사람에게 「이야기」SW를 10만원에 구입키로하고 입금시켰으나 제품이 도착하지 않아 연락을 취해본 결과 사기판매였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
또 종로구 창신동에 사는 최선희씨도 「A-1유통」으로부터 PC통신을 통해16MD램 2개를 구입해 PC에 채용했다가 8MD램으로 바꾸기 위해 전화를 걸었으나, 그땐 이미 사라진 유령업체였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에 대해 최씨는 『PC통신판매가 일반화하고 있는 추세에서 소비자는 믿고 살 수밖에 없는데 이를 교묘히 이용해 사기극을 벌이는 것은 거래질서를문란케 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이들 허위등재 업체들은 대부분 딜러를 통해 대량으로 제품을 구입하는 조건으로 일반딜러가 보다 싸게 구입해 시중가보다 5∼10% 정도 싼 가격으로고객을 유인해 팔고난 후 잠적해 AS나 교환, 반품 등 정상거래에 적지 않은흠집을 내고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관련업체의 피해사례도 적지 않다.
통신판매에 허위등재된 업체의 상호명이 같거나 비슷한 경우가 많아 전혀관련없는 업체에 본의 아닌 명예실추와 신뢰에 손상을 입히는 경우가 있다는것이다.
용산전자상가 조립PC업체인 PC월드의 경우 통신판매는 전혀 한 바 없음에도 불구하고 지난달까지 3∼4일에 1건 정도씩 통신판매에 대한 항의전화가걸려와 업체 이미지에 적지 않은 손상을 입혔다고 말했다.
특히 컴퓨터 업체의 경우 「PC」 「컴퓨터」 「시스템」 등 상호명이 대부분 비슷해 통신판매를 통해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들이 교환, 반품을 원할 경우 유사명을 가진 업체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각 상가 상우회는 통신판매에 대한 피해에 대해 대책을 강구하고 있으나 이들 업체가 제품을 처분한 후 잠적하거나 수시로 이름을 바꿔 활동하기 때문에 상우회 차원에서의 단속은 실질적으로 불가능한 상태라고 밝혔다.
용산 전자상가 상우회의 한 관계자는 『불법적인 통신판매가 성행하고 있는 것도 문제지만, 전후사정을 잘 살핀 후 제품을 구입하는 소비자들의 안목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경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