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가전업체들이 한국 가전업체들을 대상으로 파상적인 특허공세를 벌이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소니, 마쓰시타 등 일본 가전업체들은 한국의가전3사를 대상으로 컬러TV, VCR, 세탁기, 전자레인지 등 주요 가전제품의핵심부품 및 설계기술과 관련, 새로운 특허침해 사실이 발견됐다며 특허 사용료를 청구하는 등 종전보다 특허공세의 수위를 한층 높이고 있다.
현재 가전3사를 상대로 특허침해를 구체적으로 주장하고 있는 일본 업체는소니, 마쓰시타, 도시바, 히타치 등 4개사인데 소니는 컬러TV로, 마쓰시타는전자레인지와 세탁기, 도시바는 전자레인지 핵심부품인 마그네트론과 관련,각각 10여건의 새로운 특허침해 사실을 들어 로열티를 요구하는 한편 전반적인 특허사용계약 경신을 주장하고 있다.
또 히타치는 VCR, 캠코더의 핵심부품 및 회로설계와 관련된 특허침해를 수년 동안 주장해 오고 있다.
일본 업체들이 요구하고 있는 특허사용료는 부품은 개당 가격의 2∼3%, 완제품은 대당 가격의 1% 안팎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본측이 이처럼 특허 파상공세를 퍼붓는 것은 가전3사가 세계시장 점유율을 9%(95년말 기준)나 차지할 만큼 가전제품 생산 및 판매량이 많아짐에 따라 가전3사로부터 특허침해 사실을 극히 부분적으로 인정받더라도 특허료 수입이 적지 않은 데다 세계 시장에서 일본의 입지를 위협하고 있는 한국을 견제하기 위한 의도가 깔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지난 94년부터 가전3사가 적극적인 일본시장 공략을 추진하자 일본가전업체들은 조직적인 견제 움직임을 보여왔는데, 그동안 가전3사가 오랫동안 사용해왔던 기술에 대해서도 새삼스럽게 특허침해를 거론하는 등 실리추구와 발목잡기를 노골화하고 있다.
이와 관련, 가전3사의 관계자들은 『그동안 자국은 물론 전세계적으로 방대한 특허망을 구축해온 일본 업체들이 최근 지적재산권 보호가 강화되는 추세에 편승, 일본에 기술을 의존해 왔던 외국업체를 상대로 공격적인 특허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국내 업체들도 경영전략 차원에서 특허문제를 인식하고 선행기술 확보와 美, 日 등 선진시장에서의 특허등록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형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