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외국으로 수출된 국산 컴퓨터 주변기기가 대량으로 국내에 반입돼 정품보다 싸게 유통되면서 시장 가격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
10일 관련업계 따르면 삼성전자, LG전자가 생산해 미국, 싱가폴, 대만 등지로 수출한 하드디스크드라이브, CD롬 드라이브 제품이 일부 업체들에 의해대량으로 역수입되고 있다.
특히 얼마전까지만해도 천개 단위로 역수입되던 물량이 최근 자금력 있는일부 업체들이 적극 가세하면서 만개 단위로까지 크게 늘어나면서 국내 공식유통업체들의 피해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8배속 CD롬 드라이브의 경우 지난달 초 2천여개가 불법으로 역수입돼 컴퓨터 조립 매장이 밀집해 있는 용산전자상가에 유입되면서 그동안9만원선을 유지해 오던 CD롬 드라이브의 가격이 한때는 7만5천원이하로 떨어졌다가 최근 역수입 물량이 거의 소진돼 거래가격이 8만원대로 다소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LG전자의 8배속 CD롬 드라이브도 지난 7월초 약 1만개 분량이 국내 업체를통해 불법으로 역수입돼 유통되면서 가격이 크게 떨어졌다가 현재 8만5천원선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삼성전자가 미국으로 수출했던 1.27GB, 1.6GB, 2.1GB용량의 하드디스크드라이브 1만여개가 다시 역수입돼 시장으로 흘러들어 국내 정상 유통제품에 비해 5천~6천원 정도의 싸게 유통되고 있으며 수요가 많지 않은 2.1GB 제품은 정품보다 2만원 이상 싼 가격에 유통되고 있다.
더욱이 이번 주말을 기해 하드디스크드라이브 1만개 분량이 미국으로부터추가로 역수입될 예정이어서 정품을 취급하고 있는 대리점과 기타 유통업체들은 또 한번의 몸살을 겪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역수입 제품의 불법 유통될 경우 해당 제품 제조회사와 정품 취급 대리점이 가장 피해를 입게 된다. 우선 정품 취급 대리점들은 역수입 제품에 의한시장축소와 매출감소 등의 피해를 보게 되며 제품을 생산한 삼성전자, LG전자 등의 회사들은 애프터서비스(AS) 비용에 해당사가 이중으로 지불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
2년 무상AS 원칙을 적용하고 있는 국내 AS 체계와는 달리 수출 물량에 대해선 제품 가격에 AS비용이 포함돼 있지 않고 수리에 필요한 주요부품들이본체와 별도로 제공하므로 무상 AS에 대한 책임이 없다.
하지만 역수입 제품을 구입한 국내 소비자들이 AS를 의뢰할 경우 해당사들은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국산 제품과 동일한 무상원칙을 적용하고 있다.
현재 역수입에 따른 업체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제조사들은 역수입 근절대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최근 역수입이 조직적으로 이뤄지는 데다 뿌리가 깊어 손을 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