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판매기 업계가 93년부터 94년까지 앞다퉈 개발했던 자판기 원격관리시스템이 시스템이 불안정하고 수요가 없어 사장될 위기에 처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산전, 해태전자, 홍익회 등은 지난 94년 자판기원격관리시스템을 일제히 개발, 일부 자판기 운영라인에 설치하고 시험가동에 들어갔으나 최근들어 이 시스템 운영을 모두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4년부터 한양대 교내의 자판기를 대상으로 자체개발한 원격관리시스템 「VOMSⅢ」를 설치, 운영한 LG산전이 최근 한양대에서 이 시스템을 전면철수했으며, 한국통신의 지원을 받아 94년부터 「온라인텔레콤」이라는 원격관리시스템 개발에 나선 해태전자도 전화선 이용에 따른 시스템 불안정으로역시 상용화에 실패했다.
또한 홍익회도 오는 98년까지 전국 각 역에 분포돼 있는 1천5백여대의 자판기를 온라인으로 연결, 원격관리 및 수리 체계를 갖추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으나 아직 별다른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이처럼 원격관리시스템이 높은 효용성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형성되지 않는것은 대규모 자판기운영을 전제로 하는데다 전화선을 통신선로로 사용, 시스템이 불안정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재료 재고, 판매량 집계, 판매금액 집계, 일별 및 월별 판매집계 등 데이터 전송량이 많기 때문에 전화선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요즈음 생산되는 자판기는 기본적으로 분산처리형으로 원격관리시스템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나 대규모 운영업자가 없어 사실상 원격관리시스템을 필요로 하는 곳이 없다』고 밝히며 『자판기의 카드이용이 실용화단계에 접어들면 원격관리시스템도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영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