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용 스피커가 사치품인가」.
최근 멀티미디어PC의 보급확대에 힘입어 PC용 스피커, CD롬 드라이브 및 CD롬 타이틀, MPEC보드, 사운드 카드 등 PC 주변기기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다.
이에따라 PC에서 재생하는 각종 음악 및 음성 등을 증폭시켜주는 PC용 스피커시장과 참여 업체들도 늘고있다. 그러나 PC용 스피커에는 15%의 특별소비세와 4.5%의 교육세 등 19.5%의 세금이 부과돼 관련업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이를 수입하는 업자들은 세금을 피해 제품을 불법으로 공급하는 바람에 유통 질서를 흐려놓고 있으며 제조업체들은 과중한 세부담으로 사업을 포기하거나 방향전환을 모색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94년 1백20만대가 보급됐던 PC는 해마다 폭발적으로 보급돼 지난해엔 1백60만대가, 올해엔 약 2백만대가 보급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음성, 동화상 등을 지원하는 멀티미디어PC가 시장을 주도하면서 PC용 스피커, CD롬 드라이브 및 CD롬 타이틀, MPEC보드, 사운드카드등 PC 주변기기 산업도 함께 번창하고 있다.
지난해 멀티미디어PC가 전체 시장에서 차지했던 비중은 48%였으나 올해엔80% 가량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PC용 주변기기 가운데 PC용 스피커의 경우 지난 94년엔 일부 중소업체들만이 제품을 생산해왔으나 해마다 수요가 늘어 지난해부터는 업체들이 잇따라참여, 약 1백50억원의 시장을 형성했으며 올해엔 지난해의 두배인 3백억원으로 시장이 늘어날 전망이다.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제품들도 5천원짜리 중국산 제품에서부터 15만원짜리 대기업 제품까지 다양하게 나와 있다.
그러나 이들 PC용 스피커에는 특별소비세란 괴물이 붙어 PC용 스피커 산업전체에 커다란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대개 10만원 미만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는 PC용 스피커에 19.5%란 고율의세금이 붙기 때문에 이의 주 소비층인 청소년들에게 부담을 주고 있으며 이에 편승해 중국 등지로부터 수입한 부품으로 제품을 만든 뒤 특소세를 내지않고 시중에 판매하는 업자들도 설치고 있어 세금을 내고 판매하는 업체들이피해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세금을 납부하는 정식 업체들은 이들 저가 불법제품과의 가격경쟁력에서열세를 면치 못해 사업을 포기하거나 다른 방향으로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10만원 미만의 제품들은 성능보다 가격이 판매를 결정짓는 중요 요소』라며 『비슷한 성능에 가격이 2만∼3만원 싸면 당연히 저가제품을 사는 것이 소비자의 심리』라고 말했다.
불법 판매업체들은 정부의 단속이 무서워 「치고 빠지기」식의 전략을 구사해 장사를 하고 있다. 이 바람에 제품에 제조 및 공급업체의 연락처 하나도 제대로 표시하지 않아 AS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용산전자상가의 한 상인은 『불법 제품은 가격도 싸지만 판매이윤도 정식 제품보다많아 자연히 불법 제품을 소비자들에게 권한다』며 『가끔 소비자들이 AS를요구해 올 때가 있는데 우리도 업체 연락처를 정확히 몰라 당황스럽다』고말했다.
이처럼 소비자들로부터의 품질평가도 받기 전인 유통단계에서부터 제품 판매가 막히는 바람에 정식 업체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스피커를 전문생산하는 S사는 PC용 스피커 시장의 성장가능성을 보고 사업에 투자했다가 금형비도 제대로 못뽑고 사업을 철수했으며 기타 업체들도 계속 사업할 것인지를 놓고 고민에 빠져 있다.
PC는 정보화 사회의 필수품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PC용 스피커 역시 정보 획득 및 PC를 통한 교육에 중요 도구가 되고 있다. 이제는 과연 PC용 스피커가 사치품으로 분류돼 특별소비세를 납세해야 하는지 심각하게 짚어봐야할 때인 것이다.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