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긴급점검 부품업계 불황타개 전략 (6.끝);정보화

「계약에 실패한 기업은 살아남을 수 있어도 정보획득에 실패한 기업은 살아남을 수 없다.」

정보화의 사각지대로 여겨졌던 부품업계에도 정보인프라 구축바람이 일고있다. 그동안 주위를 돌아볼 새도 없이 「내 아이템」 생산에만 몰두, 정보화와는 거리가 먼 소외계층으로 분류돼온 부품업계는 최근 정보시스템 도입을 통해 업무효율을 제고하고, 다양한 정보획득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는점을 인식, 정보화의 흐름에 속속 가세하고 있는 것이다.

해외진출 확대로 본사와 해외공장간의 빠른 업무처리, 정보공유의 필요성이 높아지게 된 것이 정보시스템 구축의 필요성을 새삼 인식토록 하는 커다란 계기가 됐다. 또한 최근 경기가 침체국면에 빠져들면서 부품업체들은 더많은 거래처를 찾아내야 하는 입장이고 사업다각화 또는 사업전환을 추진하는 업체들에는 새로운 분야에 대한 시장정보나 기술정보의 확보가 무엇보다시급한 일이 되고 있는 점도 촉진제가 되고 있다.

부품업계의 정보화 바람은 대부분 업무전산화를 통한 업무처리의 효율화와생산성 제고차원에서 우선 추진돼 왔으나 최근에는 통신망을 마케팅 및 홍보전략으로 활용하는 사례도 급격히 늘고 있다.

트랜스업체인 오성전자가 멕시코 현지공장에 사내전산망을 구축하고 이를국내 본사와 연결하는 한편 향후 중국공장까지 확장하는 작업을 구상하고 있으며, 대아리드선 역시 지역별로 흩어져 있는 국내 주요공장을 전산망으로연결, 본사에서 통합관리하는 체제를 구축했다.

PCB업체인 두산전자는 증평공장, 구미공장, 일산공장 및 분당 본사를 연결하는 근거리통신망(LAN) 구축을 계열사인 두산정보통신을 통해 추진중이다.

특히 두산전자, 삼성전기 등 주요 대기업계열 부품업체들은 임원이나 주요간부들에게 노트북PC를 지급, 주요 정보를 항상 입력해 공유토록 함으로써정보이용에 한발 앞서가고 있다.

삼성전기 조치원공장이 공정별로 센서를 부착하고 이를 호스트에 연결, 불량요인을 사전에 추적 처방하는 「SP시스템」을 구축하고, 삼성전관이 컴퓨터통합생산(CIM)을 가속화하는 등 정보시스템을 활용한 생산합리화 작업도활발히 진행되고 있고 중견 부품업체들을 중심으로 통관 등 무역업무 자동화를 위한 전자문서교환(EDI)시스템의 도입도 활발하다.

특히 대덕전자 등 일부 PCB업체들은 국내외 주요 거래처와 문서로 주고받던 설계도면을 컴퓨터통신망으로 주고받는 등 초기형태의 광속거래(CALS)시스템을 구축, 납기를 대폭 줄이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인터넷이나 PC통신을 「회사 알리기」와 판매루트로 적극적으로 활용하는전자부품업체들도 최근 크게 늘고 있다. 삼성전기가 내년 초 개통을 목표로인터넷 웹사이트 구축을 추진하고 있는 것을 비롯해 태평양시스템, 이림테크등이 인터넷 웹사이트를 구축했거나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아남정공, 다성마그네틱, 두고전자를 비롯, 전자신문과 한국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중소기업청 등이 국내업체의 해외소개를 위해 만든 웹사이트에 홈페이지를 개설한 부품업체들도 수백개에 이르고 있다.

특히 일부 업체들은 이처럼 인터넷을 활용하면서 쌓은 노하우가 상당수준에 이르러 아예 이 기술를 활용, 인터넷사업에 뛰어들기도 한다. 이림테크가중소 전자업체들을 대상으로 인터넷 홈페이지 구축사업을, SMPS업체인 람다코리아가 부품업체들을 대상으로 한 인터넷 정보검색사업을 각각 추진하고있고, 태평양시스템도 인터넷 응용사업을 구상중이다.

부품업계가 정보화에 눈을 뜨게 된 데에는 가전 3사 등 대기업들이 기여한바가 컸다. 대기업들이 수년전부터 협력 부품업체들을 대상으로 보급해온 협력사 부가가치통신망(VAN)이 부품업체들에 정보시스템 활용효과에 대한 인식은 물론 상당한 기술적 노하우를 축적하는 계기를 제공했다.

현재 주요 대기업들의 협력사 VAN 구축현황을 보면 삼성전자가 최근까지 4백60개 협력사와 네트워크를 구축했고, 현대전자가 약 2백개사, 대우전자도약 2백개 주요 협력사와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등 갈수록 부품업체들의 참여도가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특히 이들 대기업들은 그동안 일방적으로 정보를 전달하는데 그쳤던 VAN시스템을 양방향통신이 가능하고 인터넷까지 연결되도록 기능을 대폭 강화하고 있어 앞으로 협력사들의 통신망 활용도는 더욱높아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앞으로 인터넷 이용이 확산되고 초고속 정보통신망 구축 등으로 정보화가 급진전되면 전자거래가 보편화될 것』이라며 『정보화시대에 도태되지 않기 위해서는 CALS에 적응할 수 있는 부품업계의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