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음반소매점 활성화 방안

宋寅鎬 음반소매상연합회장

오랫동안 한국의 음반판매 최종 일선에는 일반 소매점들이 있었다. 그러나소매점들은 최근에 유통질서의 급격한 변화로 소외당하기에 이르러 체질개선을 위한 노력과 단결이 절대절명의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기존 소매점들은 그동안 음악전문가로서의 자질이 부족한 사업자들이 지역별로 군락을 이뤄 협소한 매장과 몇몇 히트곡 위주로 단순판매에 그치는 등구멍가게식 경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뚜렷한 경쟁없이 공존공생의 길을 걸어왔지만 최근에는 외국 음반유통사의 한국상륙과 대형 할인매장의 확산 및호시탐탐 음반유통시장 진입을 노리는 대기업들로 인해 입지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전국음반도매상연합회와 신나라레코드물류(주) 두 집단간에 벌어지고있는 음반도매업 주도권 싸움의 불똥이 힘없는 일반 소매점들로 튀어 「고래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꼴」이 된 느낌이다.

현재 음반소매점들이 안고 있는 가장 심각한 문제는 최종 소비자가격 결정구조의 임의성이다. 음반공급량에 따라 도매상이 가격을 차별화하기 때문에같은 음반에 대한 소매상간 마진이 달라 제각기 다른 소비자가격을 형성할수밖에 없는 것이다.

예를 들어 메트로미도파 파워스테이션과 같은 대형 할인매장으로 공급되는음반 도매가격은 일반 소매점에 비해 평균 10∼20% 싸다. 이에 따라 최종 소비가격에서 20∼30%의 격차가 발생해 대형매장 주변 일반 소매상들은 경쟁력약화로 도산으로 내몰리고 있다. 또 도매상간 경쟁에 휘말릴 경우 다양한 품목과 물량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규모가 영세하기 때문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이와 같은 현실에서 대응책으로 우선 일반 소매점 권익단체의 역량강화와연합매장 건설 및 집단 물류시스템 마련을 주장하고 싶다. 농수산물 물류센타와 같은 집단물류체제를 확립해 음반제작사로부터 소비자에 이르기까지 이득이 되는 음반유통을 소매상들이 선도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 음반유통 거래질서가 내포하고 있는 무자료거래, 소비가격 혼란상, 음해공작 등의 난립상을 피해가는 것이 선결과제일 것이다.

여기에서 일단 지켜볼 일은 요즈음 음반유통업계에 최고의 관심거리로 떠오른 신나라와 도매상연합회간의 주도권 싸움이다. 공정거래위원회와 국세청의 칼날에 따라 두 집단의 존폐가 결정된 이후에나 일반 소매점들의 본격적인 움직임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도심 외곽지역의 영세 소매점들은 권역별로 매장을 전문화하는것도 중요한 과제다. 그동안 이 소매점들은 매장이 협소해 보유할 수 있는물량이 한정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장르의 음반을 취급하면서 주변지역의 다른 매장들과 정면으로 경쟁해 왔다. 눈치보기를 통한 소비가격 덤핑으로 스스로를 도산시키는 웃지 못할 행위들을 해온 것이다.

그러나 권역별 매장 전문화가 정착될 경우에는 직접적인 충돌은 얼마간 피해갈 수 있을 것이다. 가요와 같이 매출에 큰 영향을 주는 장르는 공통으로취급해야 할 것이나 이 부문도 「권장소비자가」를 설정해 선의의 카테고리를 지역별로 형성한다면 별다른 영향은 없으리라 예상된다. 물론 가격담합과같은 부정적인 요소는 배제하고 소비자 존중정신에 입각해야만 한다.

이와 함께 전환기를 맞은 기존 소매점들의 권익보호를 위한 노력과 단결이요구되고 있다. 서울지역만 약 1천2백여개의 음반 소매점들이 있으며 이중소매상 연합회 소속은 4백여개다. 이들을 어떻게 하나의 힘으로 결속할 것이냐는 음반 소매점의 개선 및 자생력을 함양시킬수 있는 관건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