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폐막된 「캐드캠 96 및 그라피디아 96」 전시회는 캐드캠 및 컴퓨터그래픽과 관련한 최신기술을 소개하고 산업적 적용노력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수년간 국내 캐드캠 SW시장은 연간 20∼30%씩 급격한 성장세를 보여왔으며 전자, 기계, 그래픽스 및 주변 전용장비를 포함한 올해 시장규모는 1천5백억원 이상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등 고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이번 전시회는 더욱 주목을 끌었다.
캐드캠 96은 국산CAD에 대한 자신감과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의 소개, 그리고 국내 CAD산업의 현주소를 보여준 점에서 일단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최대성과로 볼 수 있는 것은 국내 캐드캠 개발력을 확인시켜 주었다는 점이다. 이번 전시회에서 보여준 국내 개발자들의 기술수준은 「터보캠」, 「Z마스터」 등은 일단 시장확보에 성공했고 「윈PCB」나 「스파이더」 등 전자회로툴은 「마이캐드」에 이어 고객확보 가능성에 보다 접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내기술로 개발된 최초의 PC용 지리정보시스템(GIS)툴인 「지오베이스」와 토지정보시스템(LIS) 응용프로그램의 출품도 주목을 받았다. 토목분야에 개발력을 집중한 나모소프트와 우대기술단의 프로그램도 관심을 끌었다. 건축용 프로그램분야에서도 국산 프로그램인 「도편수」의 인터페이스 개발노력, 「CIM캐드」의 새로운 기능부가 등의 다양한 노력이 돋보였다.
그간 외국산 제품이 시장을 주도했던 도면관리 SW분야에서는 국내에서 개발된 「캐드툴즈」가 등장해 네덜란드의 「워크매니저」 등 외국제품과 전시경쟁을 벌여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세계 CAD시장을 주도하는 외국산 프로그램들이 전시회를 주도했다.
美 벤틀리사의 「마이크로스테이션」을 비롯, 「펠릭스캐드」 「솔리드웍스」 「메가캐드」 「지니어스」 「캐드라」 「이글포인트」 「오토캐드」「3D스튜디오맥스」 등이 출품된 데서 알 수 있듯이 아직 국내 데스크톱시장의 중심이 기계용에 있다는 것도 확인됐다.
이와 함께 이들 유명제품과의 인터페이스를 통한 유저 확보노력도 눈에 띠는 대목이었다. 한국CIM, 건캐드, 소라건축 등 건축용 애플리케이션 개발업체들은 외국 유명제품과의 인터페이스 및 응용기능을 부가한 제품을 대거 출품했다.
반면 이번 전시회는 출품제품이 데스크톱용 제품 위주로 구성됐다는 점에서 한계를 보였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이는 최근 데스크톱 하드웨어의 기능향상이 이뤄지고 있다고는 하나 아직수요의 70% 이상이 중대형 플랫폼에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시장 전체의 캐드캠 및 그래픽의 현주소를 보여주기 위해서는 이러한중대형 캐드캠 공급사 및 응용분야의 솔루션도 참여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이로 인해 제시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그동안의 캐드캠 전시회는 전자설계분야에 취약해 국내 캐드캠 전체시장상황을 충분히 반영하려면 이 분야 업체의 적극적인 참가유치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밖에 이번 행사는 규모면에서 당초 지난해 수준으로 예상됐으나 대기업이 참가를 대거 취소하면서 9회째를 맞는 행사의 연륜을 퇴색시킨 것도 아쉽다는 게 전시 참가업계 관계자와 참관자들의 목소리다.
캐드캠 96 행사는 그동안 외국업체 중심으로 전개됐던 전시회에 국산 캐드기술의 도약대를 마련했다는 평가와 더욱 다양한 캐드캠, 그래픽스 산업분야를 수용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내년을 맞이하게 됐다.
〈이재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