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R&D현장 우리는 프로 (20);극동전선 UTP개발팀

『짧은 기간동안 원가를 최대한 줄이면서 우수한 품질의 케이블을 국산화하고자 하는 일념뿐이었습니다.』

최근 국내 근거리통신망(LAN)이나 지능형빌딩시스템(IBS)의 통합배선용 케이블로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무편조(UTP)케이블을 국산화하는 데 성공한 극동전선(대표 최병철)의 연구개발팀의 소감이다.

극동전선 UTP개발팀(팀장 우승택 부장)이 이 케이블을 자체기술로 개발하기까지는 비록 짧은 기간이었지만 남다른 노력과 발상이 있었다. 이와 관련한 국내 기초기술이 미천한 데다 내수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수입품의 품질을 따라잡기가 수월치만은 않았던 것.

UTP케이블 개발에 참여했던 인원은 모두 5명. 신제품 개발총괄을 담당하고있는 이영호 이사를 비롯해 팀장 우승택 부장, 최상순 차장, 김용구 과장,신인식 대리가 밤낮없이 9개월을 투자했다.

UTP케이블 개발에 주도적 역할을 한 신 연구원은 『처음에는 UTP케이블에관한 기술정보가 부족해 전기적 특성에 대해 해석할 수 없는 부분도 있었으나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미국 AT&T社 제품과 대등한 수준의 제품을 개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생산팀을 총괄하고 있는 우 부장은 『UTP케이블의 전기적 특성을 파악한뒤에는 이에 맞는 생산설비를 갖추어야 하는데 모두 자체 제작하느라 애를먹었다』고 밝혔다. 물론 전용설비를 수입하면 문제는 간단하지만 납기가 6개월 이상으로 오래 걸리는 데다 비용도 20억원 이상의 고가여서 설비도 모두 국산화했다는 것. 우 부장은 생산설비를 자체기술로 구축하고 양산체제를갖춤으로써 현재 성장일로에 있는 국내 UTP케이블 시장에 신속하게 대응할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과장은 생산설비 제작을 담당한 실무자. 설계도면대로 기계작업을 하고출력결과에 따라 재조정을 통해 원하는 전기적 특성을 지닌 케이블이 생산될때까지 수많은 반복작업을 거쳤다.

김 과장은 『기존 기계로 시작해 여러가지 기계로 바꾸어가면서 각기 다른형태로 작업을 했으나 기존 기계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생산장비 일체를새로 제작했다』고 말했다. 외국 제품처럼 박스포장 상태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권취기도 자체개발했다.

최 차장은 UTP케이블의 품질을 좌우하는 케이블피복의 난연도를 담당했다. 대학때 화공학을 전공한 그는 84년 극동에 입사한 이래 각종 케이블의 재질을 연구해오다 최근에는 난연성 재료 개발에 주력하고 있으며 지난 93년에는장영실상을 수상하는 데 공을 세우기도 했다.

극동전선이 이번에 개발한 UTP케이블은 1백급으로 카테고리 5에 해당하는것이다.

UTP개발팀은 이 케이블에 대해 최근 미국보험업자연구소(UL)로부터 품질인증을 받음에 따라 향후 고난연도 제품개발도 추진할 계획이다.

〈박영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