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 전자화폐

추석선물 마련에 고심한 아들이 부모님에게 효도관광을 다녀오시라고 크레디트카드를 드린다.

카드 한 장이면 인터넷상에서 평소에 가고 싶은 관광지를 물색해 숙박지와교통편 예약, 대금 지급까지 완료된다. 이 카드를 이용해 관광지에서 물건을사는 등 필요한 경비를 쓸 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 이것이 바로 정보사회,네트워크사회에서 펼쳐질 전자화폐의 위력이다.

이제 「디지털 머니」로 불리는 전자화폐는 정보사회로 가는 길목에서 새로운 인프라로 부상하고 있다. 정보의 바다로 불리는 인터넷의 보급이 열풍처럼 확산되고 있지만 필요한 정보를 얻고 이를 사고파는 데 전자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대금결제수단이 없다면 빛좋은 개살구이기 때문일 것이다.

전자화폐시대의 개막을 주도한 기업은 영국의 내셔널 웨스트민스트은행이다.

이 은행은 세계 처음으로 선불형 스마트카드 방식의 전자지갑인 「몬덱스카드」를 개발하고 상용서비스에 나선 것이다. 아직은 전자지갑에 저장된 가치를 상품 용역의 대가로만 국한하고 있지만 머지않아 자금이체나 각종 공과금 납부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될 전망이다.

최근들어 세계 정보통신기업들은 이같은 전자화폐의 개발 및 상용화를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공중전화 카드처럼 일정한 가치를 카드에 저장해 사용하는 전자화폐에서부터 직불지시형 전자화폐, 네트워크상에서 가상의 결제기관을 두고 상거래 수단으로 이용하는 사이버화폐까지 등장하고 있다.

다소 성급한 전문가들은 오는 21세기 중반에 전세계 은행거래의 절반 이상을 디지털 머니와 인터넷상의 전자화폐로 대체될 것으로 전망할 정도이다. 국내서도 지난해말 대동은행이 전자화폐의 일종인 전자지갑의 상용서비스에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은행은 오는 98년까지 부산지역에 1백만장의 전자지갑인 하나로 카드를 보급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네티즌시대에서 전자상거래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전자화폐에 대한 국내의 관심이 높아져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