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롬 타이틀 가격은 얼마면 적당할까.
동일한 재료를 사용해서 만든 일반 음악CD가 8천원에서 1만6천원선의 일정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데 반해 CD롬 타이틀의 가격은 1만5천원에서5백50만원에 이르기까지 천차만별을 이루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출시된 제품 가운데 서울시스템이 제작한 <국역 조선왕조실록>의 권장소비자가격은 5백50만원으로 가장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그 다음으로도 서울시스템이 최근 선보인 <전통동양 약물 데이터베이스> 가격이2백50만원(연구 기관용)으로 책정돼 뒤를 잇고있다.이 밖에 의학등 특수용도로 수입된 타이틀중 일부 제품의 가격도 수백만원대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알려지고 있다.
이처럼 특수용도로 제작된 타이틀의 가격은 수요가 한정되어 있고 수요예측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비교적 쉽게 결정될수 있다.그러나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CD롬 타이틀의 가격결정은 타이틀 가격의 변동이 심하고 이에따라 수요예측이 어렵다는 점에서 많은 제작사들이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다.
일반적으로 타이틀 제작사가 제품의 가격을 결정하는 방식은 시중에 이미선보인 경쟁제품의타이틀 가격을 참조하는 것.이는 소비자에게 가격저항력을불러 일으키지 않고 다른 타이틀과가격 경쟁력을 갖춘다는 점에서 많은 제작사들이 채택하고 있는 방법이다.
이에대해 제작사의 한 관계자는 『CD롬타이틀 가격이 시장에서 계속 적정수준을 유지한다는가정하에 수요를 예측하고 가격을 결정하는 정도』라면서 『그러나 타이틀의 판매여부에 따라 시장가격이 변동되는 상황에서 수요를 예측하기란 불가능하다』고 가격결정의 어려움을 밝히고 있다.
또한 같은 유형의 타이틀이라도 가격구조에서 생산비가 차지하는 비중이적고,투자비에 의해좌우되는 소프트웨어의 특성상 투자비에 따른 「질의 차이」에서도 가격은 달라질 수 있다.그러나 이같은 방식도 대부분의 국내소비자들이 내용과 충실도에 의해 제품구매를 결정하기보다는가격에 의해 타이틀구매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일방적이어서 투자비를 고려한 가격결정이 어려운실정이다.『아직 국내 CD롬 타이틀시장이 성숙치 못해 소비자들이 제품비교를 통한 구매행태를 갖지 못하고 있다』는게 유통관계자의 설명이다.
뿐만아니라 번들제품의 범람으로 인해 소비자에게 CD롬 타이틀이란 정당한 가격을 주고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공짜라는 인식을 심어준 것이 제작사들의 정당한 가격결정을 어렵게 하는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실제로 용산이나 세진컴퓨터랜드 등에서 팔리고 있는 제품들의 70∼80%는 가격이 1만원대미만 제품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많은 제작사들은 자체 가격결정을 포기하고 유통사와 함께 가격을 결정하는예가 늘고 있고 제품에 가격을 표시하지 않는 경우까지발생하고 있다.
타이틀제작사의 한 관계자는 『이처럼 성숙치 못한 시장상황에서 제품가격의 결정하는 데 뾰족한 수를 찾기가 어렵다』라며 『어느 정도 시장이 성숙될 때를 기다려야 하겠지만 제작사 나름대로 수요를 예측할수 있는 방법을찾아봐야 할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유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