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작기계업계가 △유통망 확대 △중고 보증제 도입 △고부가 공작기계 출시 등 다각적인 육성책에도 불구, 지난해 말부터 지속되고 있는 내수시장의불황국면이 해소되지 않자 최근 들어 수출시장 개척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이처럼 공작기계 업체가 안정작인 내수시장보다는 수출시장 개척에 비중을두는 것은 국산 공작기계의 품질수준이 향상, 선진국의 틈새시장을 공략할경우 경쟁력이 있다는 자신감이 깔려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보다는 지난해 말부터 경기 하락세가 가속화되면서 기업들이 설비투자 계획을 유보하거나 취소하는 기업이 갈수록 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특히 설비투자 보류는 곧바로 공작기계 업체의 수주 및 판매부진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내수시장에서의 고전을 만회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란 의미가 더욱 크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현대정공, 대우중공업, 기아중공업, 화천기계, 두산기계, 통일중공업 등 상위 6대 업체의 상반기 공작기계 내수판매 실적은 총 2천1백26억5천1백만원으로 당초 목표로 삼았던 매출액(5천3백39억5천3백만원)의 39.8%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 기간중 이들 업체는 총 2천2백51억4천만원어치의 공작기계를 수주,지난해보다 9.3%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수치는 공작기계 판매의 경우 신규투자가 많은 봄철에 집중적으로이뤄졌고 대부분의 경제관련 단체 및 업계 관계자들이 하반기 시장경기가 더욱 어두워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데다 지난해 20∼30%의 성장세를 지속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올해 수주 및 판매부진은 심각한 양상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공작기계 업체는 해외시장별 특화전략을 수립하고 시장특성에맞는 제품을 개발하는 한편 주변장치 및 부품 현지조달시스템을 구축하고 중국, 동남아, 중남미를 대상으로 한 턴키베이스 프로젝트 수주에 주력하는 등해외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같은 노력에 힘입어 대우중공업은 올 상반기동안 6천9백만달러를 수출했으며 현대정공 6천만달러, 기아중공업 2천만달러, 두산기계 5백42만달러 등대부분의 공작기계 업체들이 적게는 1백%에서 많게는 3백%까지 수출이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뿐만 아니라 대우중공업은 내수판매보다 수출실적이 더욱 많고 수출이 지지부진하던 업체들도 내수와 수출비중이 50대50에 육박하는 등 국가적으로볼 때는 경기불황이 오히려 무역수지 개선의 계기가 되는 기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기아중공업은 그동안 국내 업체들이 부품 및 시스템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일부 수출하는 데 그쳤던 일본시장에 독자 브랜드를달고 첨단 공작기계인 머시닝센터를 일본에 수출(1차분 50만달러어치)하는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경기의 선행지수 역할을 하는 공작기계수주 및 판매실적이 부진하다고 해서 경기가 회복될 때까지 무작정 기다리는것은 안이한 발상』이라며 『이를 계기로 단기적 안목에서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국산제품의 대외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하는 계기가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효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