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인터넷 웨어즈 사이트, 바이러스 극성

「공짜 좋아하다가 시스템 날린다.」 최근 인터넷 사용자들 사이에 유행하고 있는 새로운 속담이다.

컴퓨터 사용자치고 프로그램을 공짜로 이용하고 싶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다. 인터넷에는 이같은 공짜 프로그램만 모아놓은 보물창고가 있다.

물론 이들 공짜 프로그램은 정품이다. 사용기간이 한정돼 있는 셰어웨어를소프트웨어적으로 무기한 사용할 수 있도록 크래킹하거나, 등록번호를 입력해야만 하는 정품 프로그램의 등록번호를 제품과 함께 버젓이 인터넷에 올려놓는 것. 이러한 프로그램을 웨어즈(Warez)라고 한다.

즉 웨어즈란 불법복제가 금지된 소프트웨어들의 암호를 해킹하거나 암호자체를 포함시켜 인터넷을 통해 배포되는 소프트웨어를 지칭한다.

이들 웨어즈는 개인용 FTP서버나 유스넷 뉴스그룹 등을 중심으로 하루에도수천개씩의 정품 프로그램들이 돌아다니고 있으며, 자신이 해킹한 프로그램들을 별도로 모아놓고 있는 홈페이지도 무수히 많다.

특히 대표적인 곳이 인터넷 뉴스그룹 중 「alt.binaries.warez.ibm-pc」「alt.cracks」 「alt.crackers」 등이며 이들 뉴스그룹에는 하루 수천개 이상의 프로그램이 등록된다.

여기에 올라와 있는 프로그램 중에는 아직 공식발표도 안된 마이크로소프트의 인터넷 익스플로러 4.0(내슈빌)이 이미 올해초부터 등록되어 있기도 하다. 이 밖에도 역시 마이크로소프트사 제품 중 미발표된 오피스97도 올라와있으며, 뉴스그룹 리더인 에이전트 정품 등도 버젓이 등록요청 메시지와 함께 등록되어 있기도 하는 등 없는 프로그램이 없을 정도다.

물론 이들 보물창고에 프로그램을 올리는 사람들은 대개 소프트웨어 전문가들이자 해커인 경우가 많다.

바로 이 때문에 최근 이들 웨어즈 사이트는 보물창고에서 점차 재앙덩어리로 변하고 있다. 그 이유는 바로 바이러스 때문이다. 최근 들어서 웨어즈 사이트에 유포되고 있는 프로그램들에 악성 바이러스가 묻어 들어가 이 프로그램을 받아 설치한 사용자들이 시스템이 다운되어 버리거나 하드디스크의 정보가 완전히 사라져 버리는 경험을 한다는 보고가 뉴스그룹 이곳저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웨어즈 사이트에 자료를 올리는 네티즌 중 대부분이 바이러스를 만들어 유포하는 해커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누가 바이러스를 프로그램에 포함해 배포하는지는 밝혀내기가 쉽지 않다.

아이디가 표시되기는 하지만 사용자가 자신도 프로그램을 다운로드해 다시업로드했을 뿐이라고 항변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화살은 그 사용자가 사용하고 있는 ISP에 쏠리게 마련이다. 미국 내 지역에서 인터넷 계정서비스사업을 하고 있는 어스링크사가 대표적인 경우다.

이 회사에 계정을 갖고 있는 「슬래셔」라는 무시무시한 닉네임을 가진 사용자가 뉴스그룹 이곳저곳에 바이러스가 담긴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유포시켰던 것. 이 때문에 「alt.cracks」와 「alt.crackers」 등 웨어즈 관련 뉴스그룹에서는 피해를 본 사용자들이 「슬래셔를 조심하라!」라는 경고 메시지를 계속 올리고 있으며, 이들 중 일부는 어스링크사에 슬래셔의 계정을 삭제해달라는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어스링크사도 이러한 사용자를 축출해야 한다는 기본 원칙에는 동의하고있지만 뉴스그룹에서는 자신의 아이디를 마음대로 변형할 수 있기 때문에 실제 사용자를 찾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어스링크사는 슬래셔 외에도 쓸모없는 전자메일을 불특정 다수에게 계속 보내는 스패머(Spammer)들의 주된 표적이 되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국내에서도 웨어즈 사이트가 우후죽순격으로 생기고, 웨어즈 뉴스그룹에 국내 사용자들의 계정이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어 국내에도 피해가 적지않을 것으로 보여 주의가 요청된다.

〈구정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