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14주년특집] 21세기 신기술-컴퓨터

<>자연어처리 기술과 음성인식 기술

국내에서 생산된 컴퓨터라 할지라도 한글환경에서 사용되려면 가장 먼저한글화를 거쳐야 한다. 컴퓨터의 모든 명령어처리나 논리구조가 처음부터 영어 알파벳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어 알파벳 한 자는 컴퓨터의 값 즉디지털 부호로 1바이트의 값을 갖는데 반해 초성, 중성, 종성구조로 이루어진 한글 한 자는 2바이트 값을 갖는다. 한글화는 1바이트 값의 영문처리 구조를 2바이트 값의 한글처리 구조로 바꿔 주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21세기 컴퓨터환경에서 최고의 기술 이슈 가운데 하나로 부상할 자연어처리기술도 따지고 보면 한글화와 같은 과정에서 출발하고 있다.

자연어처리기술이란 뜻을 지닌 최소의 말 단위 즉 형태소나 의미론을 컴퓨터가 이해해서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테면 「지구는 처음부터 둥글었다」라는 문장에서 뜻을 가진 말의 최소 단위는 「지구, 는, 처음, 부터, 둥글, 었, 다」로 나눠지는데 자연어처리기술은 이 의미의 최소단위를 직접 이해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컴퓨터가 형태소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문법은 물론, 예컨대 「둥글었다」의 「었」과 같은 어미에 대한 다양한용법을 가려 쓸 줄 알아야 하는 것이다. 이 기술을 그대로 응용한 것이 음성인식이다. 사람의 구어체 문장을 컴퓨터가 알아듣기 위해서는 자연어처리기술의 응용이 필수적인 것이다.

자연어처리기술은 궁극적으로 「쉬운 컴퓨터」를 구현하는 핵심기술로 꼽히고 있다. 자연어처리기술은 현재 영어권이나 한글권 모두 키워드 기반의데이터베이스 검색, 표준화된 단어에 대한 음성인식 등의 수준에까지 와 있다.

〈서현진 기자〉

<>이지컴퓨팅 기술

우리가 지금 사용하고 있는 PC는 가까운 미래에 어떤 모습으로 변하고 또어떤 기능까지 수행할 수 있을까. 컴퓨터업계가 안고 있는 가장 큰 숙제 가운데 하나는 이처럼 PC의 다양한 기술을 개발하는 것과 함께 사용자들이 어떻게 사용하기 쉬운 제품을 만들어 내는가 하는 것이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네트웍 PC(NC)나 초간편PC(SIPC)는 바로 사용하기 간편한 PC를 원하는 수요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려는 컴퓨터업계의 노력에서 나타난 결과물이다.

컴퓨터를 TV나 오디오, 냉장고, 세탁기와 같은 일반 가전용품처럼 값싸고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컴퓨터업체들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할수 있다.

이같은 관점에서 향후 주목받을 수 있는 기술로는 적외선을 이용한 무선기술을 꼽을 수 있다. TV와 마찬가지로 리모컨으로 컴퓨터를 켜고 작업지시를내릴 수 있는 기능을 채용하는 것은 이제 보편화되고 있으며 컴퓨터와 컴퓨터, 컴퓨터와 주변기기 간의 정보교환을 앞으로는 케이블없이 무선으로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람과 컴퓨터 간 의사소통을 원활히 할 수 있는 MMI(Man Machine Interface)기술 개발은 앞으로 컴퓨터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컴퓨터업계가 가장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분야 중 하나다. 이미 그래픽사용자인터페이스(GUI)가초기수준이나마 PC에 채용되기 시작했으며 키보드 및 리모컨 작동과 같은 단순작업도 귀찮아 하는 사용자들을 위해 음성인식기술과 자연어처리기술을 입력, 말로 작동하는 컴퓨터와 정보를 음성으로 나타내주는 PC들도 21세기에는대거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어린아이들이 TV를 조작하듯 컴퓨터도 복잡하고 다루기 어려운 제품이 아니라 누구라도 손쉽게 다룰 수 있는 제품이 될 것으로 예상돼 21세기에는 말 그대로 컴맹없는 사회가 도래할지도 모른다.

〈양승욱 기자〉

<>파이어월

인트라넷과 전자상거래시장이 급부상하며 관심을 끌고 있는 기술이 파이어월이다.

방화벽이란 뜻의 파이어월은 인터넷을 통해 외부인이 무단으로 침입해 중요한 정보를 빼내거나 내부 시스템을 교란시키는 것을 막기 위한 컴퓨터 기술을 말한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로 방화벽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지만 소프트웨어기술을 이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해커들의 침입 기술이 날로 발전하고 있어 내용 변경이 어려운 하드웨어장비로는 보안에 불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전에 외부의 불법적인 침입을 차단하기 위한 기술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최근 들어 파이어월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보안성에서 취약한 인터넷을이용해 기업내부의 정보를 주고받거나 상거래를 하는 등 새롭고 중요한 업무를 처리하려는 시도가 활발히 이뤄지는 데 있다.

이는 인터넷의 각종 기술규격이 기본적으로 보안성에는 취약하지만 대중적인기와 활용도, 비용 측면에서 이제까지 다른 통신수단과는 비교하기 어려운매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보안기능만 보완해주면 최근 관심을 끌고 있는 인트라넷, 전자상거래시스템을 구현해 좀더 편리한 정보통신환경을 구가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파이어월기술의 매력은 역설적으로 해커들에 있다. 해커들이 밤을 잊고 보안망을 뚫으려는 기술을 개발하므로 이를 막는 기술의 발전도 빠른 속도로이뤄져야 하는 게 당연하다.

현재 파이어월 기술개발은 미국과 이스라엘, 호주 등 일부 국가들이 주도하고 있으며 국내 업체들은 이제 막 기술개발에 나선 상황이다. 하지만 인터넷이 새롭게 떠오르는 시장인 만큼 파이어월에 대한 선진국과의 기술격차도심하지 않아 국내 업체들의 추격 가능성도 이미 고도화단계에 진입한 다른소프트웨어분야보다 높은 편이다.

〈함종렬 기자〉

<>개방형 시스템처리기술

개방형시스템 처리기술은 90년대 초반 미국에서 시작된 기업재구축과 다운사이징 열풍과 함께 컴퓨터업계의 관심을 모으기 시작했다. 기업재구축과 다운사이징을 컴퓨터기술로 정의한 것이 클라이언트 서버다. 개방형시스템 처리기술은 이 클라이언트 서버 기반을 지탱해주는 기본 기술이다.

이 기술은 특히 95년 이후 폭발한 인터넷 현상으로 그 주가가 폭등, 21세기에는 정보통신환경에서 최고의 핵심기술로 부상할 전망이다.

이 기술은 한마디로 하드웨어 아키텍처나 운용체계(OS)가 서로 다른 異기종 컴퓨터를 네트워크로 연결해 파일이나 데이터 또는 문서단위까지 호환성을 유지해 주는 기술이다. 가정에 있는 컴퓨터에서 예금잔액을 조회해 볼 경우는 개방형시스템 처리기술이 적용된 가장 초보적 단계라 할 수 있다. 이때 은행의 주전산기는 IBM과 같은 대형컴퓨터이겠지만 가정에 있는 컴퓨터는도스나 윈도OS가 탑재된 PC일 것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하드웨어나 OS가 서로 다를 경우를 이기종 컴퓨터라고 한다. 하드웨어는 같지만 OS가 다른 경우도 마찬가지다. 「개방형」이라는 말의 뜻은이같은 이기종 컴퓨터를 상호 접속할 수 있도록 서로의 규격을 열어 놓고(Open) 있다는 뜻에서 비롯됐다.

문제는 표준규격인데 21세기 컴퓨터업계의 패권경쟁은 누가 그 개방형 표준규격기술을 주도하느냐로 판가름날 전망이다. 업계의 개방형시스템 처리기술은 현재 상당한 발전단계에 이르렀지만 사용자가 느끼는 이기종 접속에 대한 부담감을 감안한다면 아직은 미미한 수준임에 분명하다.

〈서현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