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마일러 콘덴서업계 불황탈출구 시계제로

마일러 콘덴서업계, 불황터널의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마일러 콘덴서업계가 어려운 걸음을 해온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최근 들어 세트업체들의 가격파괴로 가격인하 부담을 그대로 떠맡아온 데다지난 몇년동안 국내에 있던 세트공장이 줄이어 해외로 이전하면서 국내수요마저 줄어들어 영세한 마일러 콘덴서업체들의 부담은 해마다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 때문에 마일러 콘덴서업계에서는 본사 및 공장을 동남아지역으로 이전하거나 중국 등 국내에 비해 임금부담이 적은 지역에 현지공장을 설립하는등 해외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에는 동보전자가 회사전체를 필리핀으로 이전한 데 이어 최근에는 한국트라콘이 그동안 국내에서 생산해오던 마일러 콘덴서를 수차례에걸쳐 중국으로 완전 이전했다. 또한 삼화전기도 마일러 콘덴서의 경우 월 3천만개의 물량을 중국 천진공장으로 이관하고 국내에는 월 1천만개 정도의생산능력만을 남겼으며, 서진전자, 서룡전자, 동화전자 등도 중국지역에 진출, 생산설비의 현지 이관작업에 한창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진영전자의 경우는 마일러 콘덴서 라인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지역의 생산업체에 플랜트수출하는 등 마일러 콘덴서의 생산을 중단하고 무유도폴리프로필렌(PP) 콘덴서 생산에 주력하고 있으며, 한도전자도 마일러 콘덴서의 생산을 줄이고 인쇄업에 중점을 두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럴 능력마저도 없는 영세업체들의 경우 아예 사업을 포기,지난해와 올해만도 10개 이상의 업체가 문을 닫아 현재 국내에서 월 1천만개정도의 생산력을 가진 중견업체의 수는 20개 이하로 줄었으며 올해 말이나내년 초쯤에는 사업을 정리하는 업체들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대전의 모 콘덴서업체 사장이 지난해부터 수출부진 등으로인한 경영악화로 직원들의 임금체불이 계속된 데다 회사운영자금을 구하지못한 것을 비관해 자살한 것으로 알려져 마일러 콘덴서업계의 심각성을 더욱부각시키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같은 일이 경영난에 빠져있는 다른 마일러 콘덴서업체에 파급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는 상황』이라며 『차후에라도 이같은 일을 줄이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의 입장에 서서 이해할 수 있는대기업의 협력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주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