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청주전자, 「홀로서기」 향배 관심집중

삼성전기가 그동안 특수 관계사로 적잖은 영향력을 행사해온 것으로 알려진 청주전자(대표 전우창)에서 최근 발을 빼고 있다는 소문이 돌아 PCB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청주전자는 지난해 매출기준으로 삼성전기와 LG전자를 제외한 PCB전문업체로는 대덕전자, 코리아써키트, 대덕산업에 이어 국내 랭킹 4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외형보다는 전체매출의 80% 이상을 삼성에 의존할만큼 삼성과의 특수한 관계로 인해 줄곧 주목을 받아왔다.

청주는 80년대 중반 삼성전기의 PCB사업 진입이 기존 PCB업계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치면서 설립된 업체로 삼성전기는 이 회사 지분의 14% 정도를 소유, 최근까지도 핵심 실무인력들을 파견하는 등 적극적인 협력관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91년 삼성전기가 다층PCB(MLB)로 사업을 특화, PCB사업 참여의 숙원을 풀면서 그동안 삼성그룹의 PCB공급의 경우 MLB는 삼성전기가, 양, 단면은 청주전자가 맡는 형태를 취해왔다.

삼성전기의 철수설은 지난해부터 청주전자의 신임 전우창 사장 체제가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고 청주전자가 MLB사업을 강화하면서 불거져 나오기 시작, 이달 초 삼성전기 출신 인력들이 모두 「원대복귀」하면서 더욱 증폭되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전기측은 『청주는 일부 지분을 보유한 투자사로 지분율엔 조금도 변동이 없다』며 이같은 소문을 일축했다.

전 사장도 『삼성전기는 주주회사일뿐 이미 오래전부터 경영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며 『삼성인력이 나가는 것은 제자리를 찾아가는 것일 뿐』이라고 의미를 축소했다.

그러나 이 소문의 진위여부에 관계없이 청주전자의 홀로서기는 가속화될것으로 보인다. 청주 매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했던 삼성 가전이 대거 해외로이전, 날이 갈수록 청주의 삼성 매출비중이 낮아질 것이 분명한 데다 청주의단면PCB 매출비중도 급속히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업계는 최근 청주전자와 한솔그룹과의 관계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마벨을 축으로 옥소리, 한화통신 등을 인수, 정보통신업체로 변신한한솔전자가 최근 PCB구매처를 대거 청주전자로 전환한 데다 신축중인 종합전자생산기지가 바로 청주전자 인근인 충북 진천에 들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솔전자는 차세대 전략사업인 모니터를 중심으로 사운드카드, VGA카드, 팩스모뎀 등 컴퓨터 주변기기에서 대량의 양면PCB 수요를 창출할 것으로보여 최근 월 2만5천장 규모의 대대적인 양면PCB 설비증설을 완료한 청주의행보와 무관치만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전 사장은 『기존 주력사업이었던 단면PCB 대신에 앞으로는 양면사업을 집중할 계획』이라며 『대형PCB업체들이 MLB에 주력할 것으로 보여양면PCB시장 전망이 상대적으로 밝을 수도 있다』고 한자락 여운을 남겼다.

〈이중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