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일 켄우드와 손잡은 해태전자

「켄우드사와는 어느 선까지 제휴할까. 인켈과 나우정밀이 해온 기존 사업은 어떻게 되나」

해태전자가 최근 오디오 수입판매를 시작으로 켄우드와 제휴관계를 구축함에 따라 AV업계에는 이같은 궁금증이 일고 있다.

해태전자와 켄우드의 제휴 범위는 당장 오디오 부문에 국한돼 있다. 그렇지만 양사의 협의가 진전되는 데 따라서는 통신을 포함한 첨단전자 전반에걸친 제휴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해태전자는 지난 10년 동안 켄우드에 하이파이 컴포넌트를 비롯한 각종 오디오제품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수출해왔다. 수출물량은 연간4천5백만달러에 이른다.

신정철 해태전자 사장은 『이번에 켄우드 오디오를 수입하게 된 것은 우리회사의 주요 구매선에 대한 배려』라고 말했다.

켄우드는 브랜드 지명도가 높은 한국 오디오시장에로의 진출을 모색해왔다. 하지만 전국적인 유통망이 없는 상태에서의 직접 진출은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켄우드는 오랫동안 제휴관계에 있던 해태전자를 한국시장 진출의발판으로 삼게 됐다. 해태전자는 합병과 더불어 인켈의 유통망을 대거 흡수하게 된다.

켄우드는 또 오디오뿐만 아니라 휴대전화를 비롯한 통신분야에서도 한국시장에로의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일본 켄우드의 도시오 야마시타 전무는 지난 19일 열린 켄우드 신제품 발표회에 참석해 『켄우드는 음향과 통신이라는 두 분야를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회사』라면서 앞으로 해태전자와 통신분야에서도 제휴를 확대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해태전자는 앞으로 오디오뿐만 아니라 휴태폰과 계측기, 카내비게이션시스템 등으로 수입판매를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다.

알려진 대로 해태전자는 오는 11월 1일자로 인켈과 나우정밀을 합병한다.

그런데 해태전자가 켄우드로부터 수입할 제품들은 인켈과 나우정밀이 현재생산하고 있는 제품과 중복된다.

이에 따라 해태전자는 사업구조를 조정할 필요성이 생기고 있다.

해태전자는 합병할 인켈의 오디오사업을 하이파이 컴포넌트를 비롯한 고급오디오를 특화해 생산하고 영상기기와 멀티미디어기기를 생산하는 AV전문업체로 육성할 계획이다. 그대신 미니컴포넌트를 비롯해 가전3사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중저가 오디오는 켄우드 제품으로 충당할 방침이다.

통신사업의 경우 단말기사업보다는 점차 서비스사업에 무게중심을 둘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에 대해 해태전자는 아직 켄우드로부터 수입하는 물량이 많지 않다는 점을 들어 사업 방향의 틀이 당장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수입판매를계기로 유통망의 판매난을 덜어주는 한편 장기적으로 신기술과 노하우를 확보하고 데 주력하겠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수입판매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 해태전자의 사업구조는 어떤 형태로든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신화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