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특집] 한가위에 볼만한 신작 비디오

한가위를 맞아 고향과 가족의 의미를 되새겨줄 최신 비디오 몇 편을 소개한다.

성묘를 다녀온 식구들끼리 오붓하게 둘러 앉아 볼만한 신작비디오로 시골상가집 풍경을 그려낸 우리영화 <축제>(스타맥스)가 있다.제목이 말해주듯장례를 소재로 다뤘으면서도 슬프다기 보다 웃음이 배어나 오는 작품이다.

<축제>는 반목으로 시작해 화해로 끝나는 일가친척들 간의 해프닝이 지루하지 않다.안타까움을 드러내지 않는 40대 속깊은 가장역을 맡은 주연배우안성기의 내면연기도 인상적이다.임권택 감독이 손주들을 무릎에 앉혀 놓고들려주는 삶과 죽음에 대한 한 편의 동화를 연상시키는 잔잔한 드라마로 「속굉」「고복」「명정」「반함」 등 자막으로 표시되는 장례절차는 핵가족시대의 자녀들에게 옛풍속을 알려준다.

<그럼피어 올드맨>(드림박스)은 「심술맞고 까다로운 (grumpier)」 할아버지가 주인공으로 등장해 시종일관 폭소를 터트리게 만드는 영화다. 이웃사촌이면서도 앙숙처럼 지내던 두 노인이 자식들의 결혼발표로 사돈을 맺게되자 마을에서 가장 초라한 결혼식장을 예약하고 폴카밖에 연주할 줄 모르는원맨밴드 를 부르는 등 온갖 방해공작을 벌이다가 돈독한 우정을 쌓게된다는내용.소피아 로렌, 잭 레먼 등 실제로도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는 할리우드원로배우들이 총출동하는 미개봉 수작영화다.

TV시리즈 명탐정 콜롬보로 낯익은 피터 포크가 75세부터 107세까지노역을소화해낸 <룸메이트>(브에나비스타)역시 유쾌한 코믹드라마. 아내가 죽은후 아이들을 장모에게 떠맡기고 혼자 살게된 외과 레지던트가 어린 시절을함께 보낸 할아버지와 다시 한집살림을 시작하면서 벌어지는이야기를 유쾌하게 풀어냈다. 폴란드에서 건너온 고집센 할아버지는 30대손자와 사사건건 갈등을 빚지만 결국 이해와 사랑으로 행복한 가정을 꾸려간다.

대여순위에 올라와 있지 않은 작품들 가운데도 추석을 뜻깊에 보낼 수 있는 좋은 드라마들이 많다.<노스바스의 추억> 은 젊은시절을 방탕하게 보낸남자가 노년에 따스한고향의 품에안긴다는 줄거리로 바쁜 현대인이 잊고 살기 쉬운 삶의 본향을과 가족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작품이다.

할리우드의 떠오르는 별 레오나르도 다카프리오와 <가위손>의 조니뎁,<칼리 포니아>의 줄리엣 루이스 등 신세대 스타들이 총출동한 영화답지 않게 차분하고 진지한 <길버트 그레이프>도 추천할 만한 가족물. 너무 뚱뚱해 집 밖으로 나갈 수 없는 어머니와 살림에 찌든 누나,제멋대로인 여동생들,그리고 정박아 남동생까지 도맡게된 한 청년이 지친 삶 속에서도 내일의희망을 발견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나인먼쓰>는 <미스터 다웃파이어>로 알려진 코미디의 귀재 크리스 콜럼버스가 연출한 작품으로, 임신사실을 처음 알았을 때 당황했던 아내와 아버지가 품는 것을 두려워했던 남편이아홉 달 후 아이를 낳아 기르는 기쁨을맛보게 된다는 줄거리. 덜렁대는 초보의사역의 로빈윌리엄즈는 엑스트라로출연한 작품 에서까지 배꼽을 잡게 만든다.

영화사상 가장 귀여운 유령을 등장시켜 미국 박스오피스에서 <다이하드>를 누르고 1위를기록할 정도로 극장흥행에 성공했던 <캐스퍼>도 재미있는가족물이다. 사람들이 모두 비명을 지르고 달아나는 통에 친구를 사귈 수 없어 걱정인 꼬마유령 캐스퍼가 티브이에 나와 유령의 고민을 풀어준다고 큰소리친 박사와 딸을 오래된 저택으로 불러들이면서 시작되는 기상천외한 소동이야기다.

그밖에 어린아이들이 있는 가정이라면 우연한 사고로 수술을 받은 후 엄청난 팔힘을 갖게된소년이 메이저리그사상 초연소 신인선수가 되서 벌어지는해프닝 <루키>와 평생 야구 한번 해보는 것이 소원이던 노인이 마술사의도움 으로 어린시절로 돌아가 홈런을 치게 되는 <라스트 홈런>이 환영받을만한 스포츠물.

밀렵꾼에게 잡힌 팬더를 구해내기 위해 정글 속을 헤매는 꼬마들의 모험담<팬더 구출작전>이나 마녀에게 끌려가 털코트가 될 운명에 처한 강아지들의 <101마리 강아지>,<돌고래요정 티코>,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할수 있는 장자끄 아노 감독의 <베어> 등도 함께 보면서 아이들에게 자연보호와 동물사 랑의 메시지를 줄 수 있는 작품들이다.

<이선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