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B업계, 환경투자 가속화

ISO 14000시리즈(환경경영) 인증의 출범으로 환경문제가 국제경쟁력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인쇄회로기판(PCB)업계가 환경투자를 대폭 가속화하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 LG전자, 대덕전자, 코리아써키트, 청주전자 등 주요 PCB업체들은 다양한 화학공정을 수반하는 업종의 특성상 환경문제가 장차 PCB업계의 가장 큰 골칫거리로 부상할 것에 대비, 최근 들어 환경부문에 대한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기(대표 이형도)는 올해 전체투자액의 절반가량인 약 1백50억원을투입, 하루 2천5백톤 처리능력의 대형 폐수처리장치를 완공하는 등 환경투자를 대폭 확대하고 있다. 또한 지난 5월 환경친화기업으로 선정된 것을 계기로 수원공장에 이어 조치원 PCB공장도 ISO 14001 환경인증을 취득키로 하고11월 본심을 남겨 놓고 있다.

매년 총투자액의 20∼30%를 환경부문에 집중해온 LG전자(대표 구자홍) 오산 PCB사업부는 최근 하루 1천5백톤 처리규모의 폐수재활용(리사이클링)설비를 독일 젬마사로부터 30억원에 도입했다. LG는 지난 5월 환경친화기업에 선정된 데 이어 ISO 14000시리즈 인증도 추진할 계획이다.

대덕전자(대표 김정식)는 지난 94년 1공장에 첫 도입한 드럼드라이어 방식의 폐수 무방류시스템이 실효를 거두었다고 판단, 지난 7월 4억여원을 들여2대를 증설했다. 이와 함께 대덕은 환경친화기업 신청과 ISO 14000 인증을준비하는 등 직간접적으로 올해 전체투자의 상당부분을 환경에 쏟아 부을 방침이다.

지난해 대대적인 환경투자를 단행했던 코리아써키트(대표 송동효)는 올해14억여원을 추가 투입, 1‘2공장의 폐수처리장치를 모두 신형으로 교체했으며, 청주전자(대표 전우창) 역시 대폭적인 양면PCB 설비증설과 함께 무방류시스템 및 리사이클링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환경문제에 적극 대처하고 있다.

이밖에 91년 대구 페놀유출사건 이후 그룹차원에서 환경투자에 만전을 기해ISO 14000 시범인증업체로 선정된 바 있는 두산전자(대표 이정훈)는 최근 증평공장의 매스램(MLB 반제품) 설비확장에 따라 대형 폐수처리장치를 새로 완비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환경문제가 장차 기업의 사회적 책임 단계를 넘어 국제경쟁력의 원천으로 인식될 것』이라며 『PCB업계는 특히 환경투자를 통한 폐수 재활용, 물부족 해소 등의 비용절감과 제조환경 개선, 이미지 제고 등의부수적 효과도 적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중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