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세계화시대..해외 주재원 갈수록 는다

국내 업체들의 해외진출 가속화로 해외주재 또는 파견 직원들의 수도 갈수록 늘고 있다. 업체에 따라 적게는 수십명에서 많게는 수백명에 이르는 이들은 민족의 대명절인 한가위를 어떻게 보낼까.

한마디로 이들에게는 한가위도 공식적으로는 평범한 하루에 지나지 않는다. 국내 업체들은 세계화, 글로벌화 전략을 추진하면서 해외공장이나 법인들에 대해 철저하리만큼 현지화를 모색하고 있기 때문에 해외파견 직원들의일상생활은 국내사정과는 관계없이 현지사정에 따라 좌우되는 것이다.

따라서 현지 주재원이나 파견 직원들은 설, 한가위 등 국내 명절과는 상관없이 해당지역이 공휴일일 때는 쉬고 그렇지 않을 때는 현지인들과 함께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그도 그럴 것이 해외법인이나 공장에는 이제 국내에서 나간 주재원이나 파견인원보다 현지채용인이 월등히 많고 한국인들은 모두 이들을 지도, 감독하는 지위에 있기 때문에 모든 일정을 이들의 생활관습에 맞출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하지만 공식적인 회사일정과는 관계없이 아침 일찍 가족끼리 또는 동료끼리 모여 조촐하나마 차례를 지내고 고국의 부모나 식구들에게 안부전화를 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귀띔이다. 핏줄을 같이 하는한민족의 끈끈한 유대감을 실감할 수 있는 한 단면이자 해외에서 추석을 보내는 이들의 쓸쓸한 마음을 감지할 수 있는 단서이기도 하다.

지난 70년대 중동붐이 한창일 때 타향에서나마 다같이 추석명절을 보내고잔치까지 벌이면서 타향살이의 외로움을 달랬던 세태와는 무척이나 다른 모습이다.

20년이 지난 지금 해외에서 일하고 있는 주재원들이나 파견인들은 이제 고국의 명절을 돌아볼 틈도 없이 전장이나 다름없는 세계무대에서 첨병역할을하는 데 여념이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유성호 기자>